우리 작게 살자.
마음이 작은 날엔 그 크기만큼 작게 살자.
마음이 큰 날엔 커진 만큼 크게 살자.
날 괴롭혀 왔던 건
마음이 작은 날조차
마음의 크기와 상관없이
최대한 크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내가 견딜 수 있을 만큼 살아도 괜찮다.
고작 한 문장을 쓰고,
침대 머리맡에 놓인 책 한 장,
소파 옆 바닥에 널브러진 책 한 장만 읽었는데
마음이 허락한 공간이 가득 차는 날도 있다.
마음의 크기 너머로 살려고 발버둥 치면
공허함과 자괴감만 밀려온다.
마음이 내키는 만큼 살아도 된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오늘 나는 내 마음의 크기만큼 살아냈다.
논문 두 장을 썼고,
책 다섯 장을 읽었고,
15분간 조깅을 했다.
더 이상 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충분히 애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