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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 Oct 12. 2024

불안을 먹이로 사는 삶

사랑으로 살기

벌써 한국에 돌아온 지 네 달 남짓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미국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에 터를 잡기로 다짐했고, 법률 컨설팅 회사에서 환경NGO로 분야를 옮겨 이직했고, 혼자 살다가 가족과 함께 살게 되었다. 5년간 일과 병행했던 박사 과정도 졸업했다.


돌아보니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에 취직하고 대학원에 입학해 공부했던 지난 몇 년의 시간 동안 나를 지배했던 건 불안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과 공부를 했다고 포장할 수 있겠지만 우리 정말 솔직해진다면, 가장 근본적인 동기는 불안이었다고 고백한다.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전문적인 일을 해야 한다, 이왕이면 높은 사회계층에 도달해야 한다.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조직에서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톱니바퀴가 되어선 안되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나는 실력 있고 특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무엇을 해야 하고 되어야 한다는 강박이 똘똘 뭉쳐 커다란 불안을 만들었다. 내가 잘하고 있나, 못하면 어떡하지, 이게 맞는 길일까를 항상 고민하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그러다 보니 가만히만 있어도 내가 만들어낸 생각들로 지치는 날들이 많았다. 물론 그런 질문들은 필요하지만 나의 문제는 그 질문들의 방향이 항상 나를 향했고 건설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불안하면 회피할 수 있다. 회피하면 편하다. 대면할 필요가 없기에.


이것도 저것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역량에 비해 벌려놓은 일이 많다. 내 이력서를 본 사람들은 화려하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주제에 대해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지식과 경험이 충분히 쌓이지 못했다.


불안해서 붙들고 있던 것들은 놓아주고

사랑으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길

그렇게

후 불면 날아갈 시간이 아닌

단단한 하루를 살길


이제야 나는

사람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는 걸 알았고,

실패해도 멋있을 수 있다는 걸 보았다.


결국 쓰는 사람이 작가이듯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노래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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