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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감생심(焉敢生心)

집 정리 100일의 기록

by 나무처럼

4. 언감생심(焉敢生心): 어찌 감히 그런 마음을 품을 수 있겠냐는 뜻으로, 전혀 그런 마음이 없었음을

이르는 말


사흘 동안의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글쓰기 수업을 온라인으로 수강하기 위해 퇴근하자마자 부리나케 달려왔다.

오늘은 강좌 첫 시간이었다.

집 정리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꾸고 수업부터 들었다.

등단 20년 차 중견 작가 분이 강사로 수강생은 나를 포함해서 14명이었다.

강의목표와 커리큘럼, 수업과제 등을 꼼꼼히 설명하는 강사님 덕분에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여자 수강생 11명, 남자 수강생 3명,

올해 환갑을 맞은 분이 최고령 수강생이고, 20대 초반 수강생이 막내였다.

해외에서 모국어가 그리워 수강 신청한 이, 전업화가인 동시에 글 쓰는 작업을 하고 싶은 이,

직장에 다니며 어릴 적 꿈을 실현하고 싶은 이, 너나없이 조금은 쭈뼛거리며 본인 소개를 했다.

엇비슷한 꿈을 꾸어서인지 난생처음 보는, 화면상으로만 만난 사이이나, 내적친밀감이 금세

올라왔다고 말한다면, 내가 너무 외향인으로 비칠라나.

난 INTJ라고 했는디......


글쓰기 강좌 수강 동기는 맥주 마시러 칭다오 가기로 한 거만큼이나 충동적이었다.

IT기업을 다니며 첫 소설집을 냈던 작가의 에세이집 출간 기념 인터뷰 기사를 읽다가,

한 언론사 문화센터의 글쓰기 수업을 여러 번 들었던 경험이 작가의 길을 걷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는

대목을 보면서부터였다.

어라, 어떤 강좌들이 있길래...... 하고 접속했다가, 수업을 고르고, 결제 버튼을 마침내 누르고

첫 수업을 듣게 된 거다.


강좌의 제목은 OOO의 소설 입문반.

소설이라고라고라고라

언감생심 소설은 꿈도 안 꿨어라.

단지, 글이 쪼까 궁금했던 것이어라.


수업을 마치고, 작심삼일로 끝내지 않으려 여행 가방 안 화장품이라도 정리를 하고 이 글을 쓴다.

언감생심, 가방 전체 정리는 꿈도 안 꿨어라.

손이라도 댄 게 어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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