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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감한 겁쟁이 Nov 15. 2023

ep.33 여름이었다

11월 11일~13일, 3일간 진행한 <낭만이란 색안경> 전시가 끝이 났다. 넉넉히 기간을 잡아 2개월 넘게 준비한 전시가 끝이 나니 후련하면서도 쓸쓸하고, 기쁘면서도 슬픈, 멜랑꼴랑하다.


준비를 하면서 "100명이 전시에 왔으면 좋겠다"라는 남몰래 높은 목표를 스스로 세웠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목표치를 넘긴 105명이 전시를 보러 와주셨다. 입장료를 받은 덕분에 몇 명이 온 지 쉽게 파악이 가능했지만, 사실 100명이 넘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아 몇 번이고 다시 체크했다.


사진을 좋아해 주신 분들이 오신 것도 있겠지만 '나'라는 사람을 보러 온 게 더 크지 않을까? 인복이 정말 타고난 건지, 운이 좋았던 건지 아니면 내가 정말 괜찮은 사람인 건지(?) 모르겠지만 3가지 모두였길 바란다.


전시 전에 '공간이 작았기 때문에 후다닥 보고 가시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그러진 않았다. 고민 덕분에 영상과 포토존, 곳곳의 문구들과 방명록 등등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수 있었고, 많은 분들이 평균적으로 10분~20분 정도는 머물다 가신 듯하다.


내 사진을 보며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있다는 게 정말 신기했고, 나가시면서 "너무 좋았다"라는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머리 속에 남아있다.


전시 전 날부터 패딩을 꺼내 입을 정도의 날씨였지만, <낭만이란 색안경> 전시장은 87일간 내가 머물렀던 제주의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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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ep.32 이걸 붙여야 전시 느낌이 나지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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