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 화요일 갑자년 을해월 갑오일 음력 10월 26일
오늘도 다리 부상을 무시하고 서울둘레길을 돌 계획이었으나, 오전 내내 비가 온다고 하여 그만뒀다. 지난번에 비 살짝 온 다음날은 말 그대로 살짝이라 비의 흔적도 없었지만, 비가 계속 온다면 아무래도 걷기 좋은 날씨는 아닐 것이다. 오늘의 코스는 노을공원이니 하늘공원이니 하며 산은 아닌 모양이지만, 평소 때라면 모를까 부상이 있는 상태에서 날씨도 안 좋은데 걷는 건 좋지 못할 것 같다.
평지에서 걸을 땐 괜찮아서 괜찮겠거니 했는데, 오르막길에서 약간의 감각이 느껴지고 내리막길에서는 확실히 자극이 있다.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 몸에 더 무리가 간다는 말을 새삼 실감했다. 어제자 서울둘레길은 그런 연유로 천천히 쉬엄쉬엄 돌았다. 다리 부상에도 산행을 강행하는 녀석이 어디 있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게다가 서울둘레길을 21코스부터 역행하며 중급 코스 다섯 개를 마친 후 처음 만난 상급 코스였다. 다리 부상과 함께 한 상급 코스라니.
어쩌다가 다쳤냐고 묻는다면 넘어져서 생긴 타박상이라고 해두겠다. 워낙 위장 같은 신체 내부는 맛이 갈 때가 종종 있지만 외상은 별로 없는 편이라, 살면서 겪어본 외상 중에는 꽤나 심한 편이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초등학생 때 쇠로 된 쓰레기통에 정강이를 박은 것을 제외하면 이보다 더한 외상은 없었다. 발목도 튼튼하고 웬만해서는 삐끗해도 잘 다치지 않는 녀석이라 험하게 다녀도 잘 안 다치더라. 이번처럼 제대로 넘어지지 않는 한 말이다.
하여간 오늘 오전은 간만에 집에서 보내야겠다. 비만 아니었으면 다리 부상을 무시하고 신체 건강보다는 정신 건강을 챙기러 나갔겠지만 말이다. 내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원래 청년기지개센터 우리집 공간에서 시간 보내다 저녁에 와서 작성하려고 했지만, 이렇게 된 거 오전에 작성해야겠다. 이 서류는 한글 파일이라 노트북으로 작업이 안 되어 집에서 작성해야 하는데, 제출하고 나서 개인적인 할 일은 센터 가서 할까 싶기도 하고. 그건 이따가 봐서 결정해야겠다.
주말에 청년기지개센터 청년 몇 분이랑 마라톤 뛰기로 했는데 그전까지 다리가 나을 수 있을까. 어제저녁에 살짝 뛰어보려고 했는데 지금 상태로는 무리긴 하더라. 걸을 땐 아무렇지 않던 녀석이 빠른 걸음만 해도 자극이 오기 시작한다. 뛰었다가는 회복이 더뎌질 것 같아 한 걸음도 제대로 내딛기 전에 그만뒀다. 작년에 청년이음센터 청년 분들이랑 마라톤 참여할 때도 준비라고는 전혀 하지 않고 갔는데, 이번에는 준비는커녕 재활이라도 하면 다행인 수준이다. 누구는 감기몸살 때문에 컨디션이 뭐시깽이 하다던데... 모쪼록 마라톤 당일에는 다치지 않고 무사히 완주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