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9일 월요일 갑진년 병자월 정미일 음력 11월 9일
분명 꿈을 꾸지 않는 건 아닌데 일어나서 몇 초 정도 지나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게 되어 버린다. 그 몇 초 사이에 기록을 해 놓기에도 손이 못 따라간다. 언젠가는 기록을 해보겠다고 머리맡에 펜과 노트를 펼쳐 놓고 잔 적도 있었지만 별로 의미 없었다. 그것들은 정말 순식간에 사라진다. 때로는 펜을 집어 들은 순간 이미 사라져 있다. 조금쯤은 기억해 보고 싶었는데 말이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오늘의 꿈은 뭔가 9시까지 등교를 해야 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무언가를 하느라 시간을 놓쳤다. 8시 30분에는 나가야 하는 모양인데, 20분에도 늦장 부리고 있었고, 심지어 40분이 넘어서까지 안일함을 가지고 있었다. 왠지 어딘가에서 사람들이랑 무언가 하고 있었는데, 아마 그것을 중단하고 가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게 무엇인지는... 글쎄, 그건 잘 모르겠다. 역시 기억 저 편으로 사라져 버렸다. 무언가 꺼내 놓은 음식은 곰팡이가 생겼는데... 이게 대체 무슨 꿈이람.
어설프게 남아 있는 꿈의 기억만으로 판단하건대, 오늘의 꿈은 평소의 꿈과 사뭇 다른 느낌이기는 했다. 평소에는 쫓기거나 헤매는 꿈을 자주 꾸곤 한다. 분명 처음에는 사람들과 같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혼자 남아 찾아다닌다거나,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한 채 길을 헤매 다니는 꿈이 일상이다. 생각해 보면 쫓기는 꿈은 많이 줄어들었고, 주로 헤매는 꿈이었던 것 같다.
비슷한 꿈을 반복적으로 자주 꾼다는 건 무의식적인 무언가가 있는 거라던데, 나의 무의식이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건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꿈에서 느끼곤 하던 그 불안감은 대체 뭐였을까. 때로는 어딘가에 가야 하는데 꿈속의 나는 그 목적지가 어디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고, 그것을 찾아볼 방법도 없고, 그저 일단 발 닿는 대로 그저 돌아다니는 경우도 있다. 내가 무엇을 찾는 건지, 어디로 가는 건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꿈에서도 모르고 일어나서도 모르는 그 무엇이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꿈이라는 게 얼마나 유의미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가끔 그렇게 궁금해진다. 어느 정도 기억이라도 하면 키워드 위주로 검색이라도 해볼 수 있을 텐데. 오늘의 꿈도 이미 기록해 놓은 내용 외에는 사라져 버렸다. 역시 꿈이란... 붙잡지 못하는 무의식의 무언가. 알고 싶다가도 알 수 없는 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