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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천 Jul 03. 2024

슬럼프

정면돌파를 위한 글

  브런치에 글을 올리지 않은지 어느덧 4달이 넘었다. 뭐 학기도 꽤나 바빴고, 여러 핑계야 댈 순 있겠지만 글 하나 업로드하지 못할 정도로 바빴던 건 아니기에, 딱히 변명의 여지는 없다. 


  과거에도 이런 적이 종종 있었지만,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 그때는 스스로 생각을 별로 안 하던 시기라 '글감' 자체가 없었던 경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독서와 사색으로 인풋이 충분하고, 미완성인 글감들이 최소 5개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글이 완성이 안 된다. 예전과 달리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한 편의 글로 엮어내는 것이 힘들다. 글쓰기에 슬럼프가 온 것이다.




  슬럼프의 가장 큰 이유는 '완벽주의'인 것 같다. 여러 책과 매체들에서 초보자들은 질보단 양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최대한 많은 결과물을 내면서 노하우를 쌓으면, 자연스레 질이 점점 좋아진다는 것이다. 사실 나도 딱히 글을 쓸 때 완벽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 눈에 글의 구성이나 표현이 어색하면,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머리로는 이럴 시간에 다른 글 하나를 더 쓰는 게 낫단 걸 알지만, 그럼에도 내 성에 차지 않는 글을 사람들에게 보여준다는 게 쉽지 않다.


  슬럼프 극복을 위해선, 우선 나만의 기준을 낮춰야겠다. 글쓰기란 애초에 정답이 없는 분야인 데다, 나 혼자 검토한다고 글이 완벽해질 리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마감 기한을 정해두고 쓰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마감 직전에 우리가 내는 초인적인 힘을 생각해보라. 나의 경험상, 완전히 자유로운 상황보다는 시간, 예산 등의 제약이 있을 때 더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는 혼자 글을 쓰다 보니 제약이란 걸 따로 두지 않았는데, 이제부터는 마감 기한을 정해놓고 그 안에 글을 쓸 수 있도록 해야겠다.




  과거 재수할 때 내가 불안감을 이겨냈던 방법은 역설적으로 '불안'이라는 감정을 인정한 것이다. 애써 불안감을 외면하려 할 때보다, 이를 받아들이고 현재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니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번 글을 계기로, 슬럼프가 해소되어 다시 글쓰기를 좋은 취미로써 마주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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