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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Dec 14. 2024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릴 수가 없어서

놀이글 & 조선풍속화

우리는 세상의 운명을 거스를 순 없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고, 





인간의 기상이 아무리 드높다 한들





하늘에 닿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하여 안 보고 살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렇게 살 수도 없는 것이 인간사의 이치여서, 그럴 바에는 도전이라도 하겠다면서 물리적으로라도 하늘에 가까워져 보려고 





인적이 가닿기 어려운 곳에 





무리하여 집을 지을 수도 있지만, 운이 나쁘면





호랑이 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원래 그곳은 인간이 살도록 허락된 곳이 아니니까요. 그리하여 우리는 물리적인 하늘 대신 마음속의 하늘인 소우주를 들먹이며, 





삼라만상을 예측하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갔다 와 봐서 아네. 옥황상제를 만나고 왔단 말이야! 우주는 우리를 위해 지어진 것일세!"


또 삼라만상의 이야기로 혹세무민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모습에 거리를 두는 사람들이라면 대신, 현실에 안착하면서





수양을 하고 시를 짓기도 합니다. 





"오홀! 절창이로세! 이 시에는 우주가 담겨있구만."


물론 어떤 자들에겐 그 시 속에서 우주가 보이기도 하지만 어떤 이들에겐 지루한 글귀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자들에겐 음악 안에 우주가 담겨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문학 예찬론자와 음악 예찬론자가 자기네가 우주를 갖고 있다고 다투기도 하고, 그 모습을 화가가 그려내며 이게 우주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어떤 자들은 율동에서 우주의 신비를 엿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춤이 안 추어진다고 





술을 마시고 술만 마시다 보니 좀 적적하여서 고기도 굽고, 고기를 굽다 보니 좀 많아서 친구들이랑 나누어 먹고, 그렇게 친구들이랑 먹고 마시다 보니, 





노름도 좀 하고, 노름을 하다 보니 온 몸이 뻐근하여 휴식도 취할 겸





뱃놀이도 하다 보니, 점점 처음 목적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였습니다. 그 모습을 싫어하며 우주의 법칙이란 인간의 노동에 다 들어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일을 하였습니다.  





소가 있으면 농사를 짓고 소가 없으면





농기구를 만드는 기술을 배웠습니다. 





참으로 열심히 일하며 사는 데에 필요한 생필품도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면 그것을 망가뜨리는 야생 동물들을 내쫓기도 하였고, 





혹시나 자신이 투자한 재료를 빼돌리는 사람은 없는지 인부들을 의심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들을 감시하느라 우주고 나발이고 다 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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