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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Jul 19. 2023

수박과 화채에 관한 서글픈 추억

삼행시

 - 가웠다.

 

 밑- 바닥에 맨 발을 대었다가 소스라치는 느낌이 있어

 

 그- 는

 늘- 한 발씩 순차적으로 발을 떼었다.

 에- 이는 날씨여서

 

 쉬- 지를 못했다.

 는- 물을 흘릴 틈도 없었다.

 

 고- 드름은 무심하게 햇빛에 반짝거렸고

 양- 동이에 담긴 물이 얼어 양동이와 함께 바닥에 붙어 있었다.

 이- 런 식으로 죽고 싶진 않았다.

 처- 서가 와서 더운 날씨가 밤을 틈타 선선해지는 것이 느껴지던 시절에는

 럼- 안심되게도, 그래, 이러니까 죽으란 법은 없다며

 

 하- 지 이후로 숨통을 열에 달구었던 순간을 저마다

 품- 앗이 하는 표정으로 되짚는다.

 하- 품을 하던 막내아들래미네 손주가 쉽사리 잠들려 하자, 이를 달래던 할머니는

 며- 늘아야, 부르며 수박을 꺼내와 화채를 만들게 한다. 이제는 이 동네에서 나지 않는 수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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