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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Jul 15. 2024

분류 작업을 할 때 두 가지 중 하나라도 발견한다면

인식과 추론(108~109F)

글쓰기 외전: 인식과 추론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73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108~109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생각 노트: 분류 작업을 할 때 두 가지 중 하나라도 발견한다면

분류하고 분류를 해체하고 재분류하는 동안 두 가지 중 하나라도 발견한다면 어쨌든 큰 성과다. 하나는 어떻게 해도 자신이 분류하려는 범위에 속하지 않는 예외적 사례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 성과 때문에 그 분류를 폐기해야 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분류 시도의 강력한 명분이 된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배제자를 포함하려는 새로운 시도인 셈이다.

둘째로는 분류에 따르면 있어야 할 자리지만 칸을 채울 수 없는 예외적 사례다. 이 경우는 여러 이유로 그럴 수 있는데, 대개는 비어 있어야 할 이유가 있다. 그런데 그 이유마저 찾기 어렵다면 그 지점이 블루오션인 셈이다. 다만 이러한 부재자를 찾기란 매우 어렵고, 실제로는 찾더라도 여러 사정상 포기해야 합리적인 경우도 많다.

결국 분류와 재분류 과정은 배제자를 포함하거나, 부재자를 찾아서 검토하는 과정이다. 자기만의 영역을 가로지르며 구획하고 분류하는 과정에서 이름표를 다시 붙이는 편이 나은 상황을 겪고, 자기만의 언어로 말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다가 자신의 주관적 언어와 전문 분야의 객관적 언어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맞는다.

사실 이런 것들은 교육에서 '집요하게 생각하는 습관'과 맞닿는다. 해당 전문 분야의 관습적 약속을 수용하기 전에 겪으면 좋을 사안이다.






◑ 생각 노트: 예외적 사례를 상상하는 작업

예외적인 사례를 찾는다는 건 예상하기 어려운 것을 맞닥뜨리는 일이다. 그것을 처음부터 파악했다면 애초에 예외로 방치하지 않는 작업을 하거나 굳이 예외로 두어야 할 당위성을 고민했을 것이다. 그럴 경우라면, 나중에 그 예외를 이유로 재분류 작업을 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즉 그것을 예측하기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걸 알아채기 위해 처음부터 그것을 고려한 분류를 완벽하게 수행하기도 어렵다. 보통은 기존의 분류법을 절대적으로 참고하기 마련이고, 그런 참고도 애매한 지점에서는 하나하나 짚어가야 한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듯이, 막막한 바다를 항해하는 기분으로 문장의 지점을 짚어가야 할 것이다. 분류표가 딱히 떠오르지 않은 때라면 일단 갈무리 작업을 지난하게 해야 한다.

요약을 하고 질문을 한다. 그 과정에 분석을 하여 질문을 더욱 풍요롭게 하기 마련이다. 질문을 짚어가면서, 집요하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의 가지를 칠 것이다. 그게 어렵다면 대개는 중도에 정지하고 적당히 마무리한다. 예외적인 사례가 모습을 보이기도 전에 모든 사건 수사는 종결된다. 물론 여기서 종결하고 싶지 않다면 질문을 멈추지 말고, 다른 관점을 덧대어 다시 질문을 한다. 그렇게 점점 다른 관점을 적용하면서 요약된 정보에서 출발하여 먼 곳까지 이른다. 비판적으로 추론하고 적극적으로 추론하다가, 기어이 상상하고 급기야 몽상한다. 그 과정에 예외적 사례를 발견했다면 좋은 일이다. 실패할 때가 더 많다.

만일 어느 정도 감이 잡혀서 자기 나름대로 임시 분류표를 만들어낼 수도 있고, 제법 효과적인 기준을 추출하여서 유용한 분류표를 작성할 수도 있다. 기존의 분류표가 있다면 그것을 개량하는 방식일 수도 있고, 역시 기존 분류표를 따르는 게 실용적이었다는 인정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어쨌든 그 과정을 통해 분류표 밖의 배제자를 발견했다면, 다시 그것을 포함하려는 재분류를 하기 마련인데, 그럴 경우 다른 지점에서 배제자가 발생되는 난관에 부딪힐 수도 있다. 계속 시도하다가 결국 끝내는 모두 포괄하지 못하는 결론에 이를 수도 있지만, 운이 좋다면 모두를 포괄하면서 제법 매력적인 분류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그때 원칙은 부서지고 경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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