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Part2 (107~109F)
글쓰기 외전: 스타일 Part2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27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107~109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창작 노트: 일반 투고의 일시 중지와 브런치스토리의 발견에 따른 대전환
2024년 1월 기준으로 문답법 스타일 등으로 지식놀이를 구성하려는 시도는 매거진 방식으로 재구성된다. 매거진 놀이로도 부르고, 픽션 매거진으로 부를 수 있다. 실제로 다수의 필진이 참여한다면 동인지라고도 할 수 있다. 집단 저술의 방식인 셈이다. 그럴 경우 감독(편집 기획자)의 주관에 따라 특정 콘셉트를 맞추어, 각자 자신 있는 스타일로 글을 써서 콜라주가 아닌 방식으로 하나의 방향을 향하여 편집 배치된다. 쉬어가기 코너도 있고, 광고 코너도 있을 수 있다. 정교한 흐름을 띠지 않아도 된다. 아무데나 뒤적일 수 있으려면 하나의 흐름을 일관되게 밀도 있게 적용해서는 안 된다.
픽션 매거진이자 매거진 놀이의 경우, 이러한 과정을 혼자서 한다. 다수의 사람이 매거진 필진인 것처럼 허구적으로 구성할 수도 있고, 그냥 1인이 모두 제작한 것을 드러내면서도 구성 면에서는 다양한 스타일이 자유롭게 혼재된 채 매거진 방식을 취할 수도 있다.
이러한 방식을 취하게 된 계기는 우선 2023년 중순쯤 투고를 멈추면서, 그럼에도 글을 안정적으로 게재할 만한 온라인 지면을 물색하면서 마련되었다. 브런치스토리였다. 그동안 이름만 들어보았지, 자세하게 어떤 운영 방식인지 모르다가 그곳에서 1년마다 출판 공모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브런치북이라는 짧은 분량의 온라인 출판 형식을 알게 되었는데, 처음으로 관심을 지닌 브런치북과 함께 브런치스토리의 운영 방식이 그동안 생각하던 <대안 출판>의 지향점과 여러 모로 맞닿아 있었다. 그렇게 약간은 기대감을 지닌 채로, 브런치스토리에 계정을 만들고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불과 얼마 되지 않아서 그 채널의 문법을 고민했다. 에세이 중심으로 게재되는 글이 많았고, 너무 길거나 전문적이면 읽기 힘든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나조차 관심을 두려 해도 그 많은 글을 밀도 있게 읽어 내기란 쉽지 않았다. 그런 과정에서 다시금 짧은 글, 꼭지마다 가급적이면 완결을 보여주는 칼럼 같은 글이 유용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다양한 형식 중에서 상황에 맞게 선택하되 같은 결의 형식을 모으면 모음집이 되고, 다른 형식을 모아서 배치하면 매거진이 되는 셈이다. 심지어 브런치스토리에는 브런치북이라는 온라인 출판 형식뿐 아니라 브런치매거진이라는 게재 형식이 있었다. 다른 이의 참여도 가능했다. 그런 기능에서 단서를 얻었다. 출판 형식으로 300~400매 정도로 글의 분량을 잡고 놀이글 프레임을 짰는데, 그보다 더 짧은 250매쯤의 원고, 그보다 더 짧은 원고도 가능했다. 분량 압박에서 자유로워졌다.
쓰고 싶은 것을 계속 쓰면 되었다. 그동안 인디적 글쓰기를 늘 염두에 두고 실천했지만, 동시에 유명 출판사를 통해서 선택되어 알려지지 않으면 애초에 기회조차 부여받을 수 없다고 느꼈다. 우리 지식 생태계 구조가 그런 면이 있다고 생각했고, 내가 지닌 경력과 환경을 고려할 때 혼자서 돈키호테처럼 글을 써서는 미래가 없을 것으로도 보았다. 그래서 이중적 입장을 취하곤 했는데, 자의든 타의든 간명하게 브런치스토리에 있게 된 것이다. 언젠가 때가 올 것이란 다소 종교적인 믿음을 잃지 않았지만, 동시에 젊은 시절 무엇에 홀려서 이런 무모한 길을 선택했는지 스스로도 궁금했고, 끝까지 가서 내가 하려던 것의 실체와 대면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분량이 너무 짧아서 게재하지 못했던 <정보론>과 <놀이글의 비평> 역시 이곳에서는 그냥 게재하면 되었다. 조금은 무모하게 몽상으로 내뱉는 원고도 내보일 수 있었다. 그 모든 지점에서 시민적 글쓰기에 필요한 덕목이나 난관, 해결 방안 등을 정리해 보려고 했다.
‘단 하나의 스타일’로 통합하기 위해 여러 다른 시도의 과정을 소거하지 않고 그동안 다양하게 시도했던 그 모든 스타일과 전통적 스타일까지 아우르며, 상황과 소재에 맞게 때로는 매거진 방식으로 때로는 모음집 방식으로 때로는 콜라주 방식으로 때로는 릴레이 방식으로 그 순간에 직관적인 감각을 뻗으며 정리해 나가려 한다. 그 중심에 여전히 놀이글과 삼행시가 있다.
◑ 창작 노트: 보류되거나 다시 호출된 스타일
뉴스픽션, 연상글, 논술 놀이의 입시 논술 스타일과 문답법 스타일, 끝말잇기는 사실 놀이글과 삼행시 중심의 맥락에서 떨어진 감은 있다. 구상만 했거나, 후순위로 착상되었기 때문이다. 이중에 끝말잇기는 향후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고, 뉴스픽션도 단신 뉴스와 함께 간헐적으로 도입될 여지는 있다. 완전한 형태의 픽션 신문을 제작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적다.
연상글은 현재로선 몇몇 편의 예시와 가벼운 단상으로만 그칠 가능성이 높다. 논술 놀이의 입시 논술 스타일과 문답법 형식 역시 구상으로만 그칠 가능성이 높다. 번호글 형식(다큐멘터리 인터뷰 동영상 미편집본)이나 매거진 놀이 방식으로 그 장점을 포괄적으로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질문과 답변을 하는 인터뷰 형식의 기능과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물론 뉴스픽션도 한동안 구상으로만 그칠 운명이었다가 호출되었고, 다른 형식 역시 서랍에서 몇 번씩 호출되곤 하였으니, 언제든 계획은 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