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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언자 Nov 04. 2024

서른 번째 날 - 문장 수집

작가의 여정 중

'책을 읽다가 아름다운 문장을 만나면 꼭 타이핑을 해두거나 출력을 해서 붙여 둡니다. 글을 쓰다 막막할 때면 내가 이 작가에게 위로받았듯이 누군가도 내 글에 위로받는다는 걸 되새깁니다. 글 쓰는 사람들에겐 허무함이나 무기력이 주기적으로 찾아오기 쉬운데, 아름다운 글을 계속해서 읽고 모으면 글의 힘을 매번 새삼스럽게 느끼며 기운이 날 때가 많습니다.' - 정문정 작가


허무감과 무기력이라는 감정은 신호 없이 온다. 언제 오는지 모르니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힘든 일이 생기면 지쳐 이런 감정이 온다. 그럴 때는 원인이 분명하기에 오는 감정들도 쉽게 받아들인다. 극복은 다른 문제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때도 갑자기 이런 감정에 빠질 때가 있다. 딱히 힘든 일이나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에 갇힌 것이 아니어도 그럴 때가 있다.


지나오면서 부정적 생각이 많은 편이 아니라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런 감정들이 처음에는 너무 낯설었다. 왜 이런 생각이 들지라는 생각에 어떻게 정리해야 될지 당황스러웠다. 물론 지금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빠르게 지나가길, 그리고 잊어버릴길 바란다. 


답을 구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다. 특히 존재에 대한 이유, 관계에 대한 깊이등 물음에 대한 정답자체를 확정할 수 없는 것들은 나에게 깊은 생각이 아닌 차곡차곡 쌓아가는 사다리와 같은 길이길 바란다. 끝없는 생각에 매몰될 것 같은 두려움에 다른 생각으로 빠르게 전환되길 노력한다. 다만 천천히 조금씩 질문하고 답하는 길이면 좋겠다.


그러나 허무나 무기력은 천천히 나아가실 허락하지 않는다. 두려움이다. 그래서 좋은 글들을 미리 치료제처럼 쌓아두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려 한다. 책을 읽다가 만나는 좋은 글을 볼 때면 이상한 감정이 생긴다. 이렇게 좋은 글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작가가 되는 것인데 나도 그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전에는 좋은 글을 만나는 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이런 보물을 발견했네. 잘 보관해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 이후에는 두 감정이 생겼다. 서투른 마음 관리에 적당한 약을 조금씩 찾아가며 글과 함께 하나씩 쌓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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