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토크
작가란 누구이고, 독자란 누구일까.
작가란 어딘가로 걸어 나가 쭈뼛거리는 자세로 프리 허그를 하겠다며 혼자 서 있는 사람이라면,
독자는 그런 작가에게 다가와 안아주는 사람.
작가의 입장에선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아니, 여길 어떻게 알고 오셨나요, 아무도 안 올 줄 알았는데.
작가에겐 독자란 내여 여기 있다는 걸 알아주는 사람.
독자 입장에선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아니, 지금까지 어디 계셨나요, 한참 찾아다녔잖아요. 독자에게 작가란 거기 있어주어 고마운 사람.
서로 수줍게 껴안은 두 사람은 똑같은 크기의 마음을 느낀다.
작가가 되어 좋은 건, 이 두 마음을 다 알 수 있어서.
황보름 <단순생활자>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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