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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미 Aug 17. 2015

엄마, 당신의 감정 하수구가 되어 드릴게요.

그러니 힘들면 언제든 내게 쏟아내 버려요.


시댁에서의 2 3.

  끈이를 일찍 재우느라 늦은 퇴근을 하는 시누  오랜만에  수다를 시작했다.

 보다 5 위의 우리 형님 아직 로다.

그래, 말이 로이지 우린 형님 그냥 노처녀라 시원히 부른다.

그런 시누가 요즘 뭘 해도 짜증 단다.

하는 일도 짜증 나고

 먹어도 짜증  나고..


남편과  쿨하게 진단을 내려줬다.


, 그게 바로 노처녀 히스테리예요.


알고 있단다.

그런 시누가 유일하게  짜증 쏟아내는 사람 있는데, 바로 우리  시어머니.. , .

 우리 시어머니를 자신의 감정  표현했다.

 채운 나이에 혼자인 딸이 쏟아내는   찌꺼기를 뱉어 내는 .

감정 하수구란 표현을 보통 육아 저자는 어른들의 감정 가장 낮고 나약 자녀에게 쏟아진 에서 사용으나, 이제 말도  하고 경제력도 생겼고 정보력도 마보다  라진, 쉽게 말해 강해진 자녀는 반대로  감정 하수구로 는다.


우리 마는 나와 우리 니가 청소년기를  겪으면서부터 그렇게 우리  감정 하수구가 되어왔다.


이유  짜증 났던 중학생  무작정 마에게 덤벼들었다.

고등학 되면서는 하지도  공부 핑계로 예민하고 까칠하게 대꾸했다.

대학생 되곤  자유를 방해 말라며 마의 조언과 충고 잔소리라며 튕겨냈,

직장인이 되어서는 사회가 너무 불공평하다 힘든 하루 하루를 마에게 쏟아냈다.


작년부터 에게  가지 나쁜  있었다. 

힘들고 괴로운 일과 맞서 버티고 싸우는 모습을   있으면서도    자식 키우느라 락조차   하고 있다.

간혹 락이 아도 마의 감정 공감해 주거나 받아주기 보단  , 아들 얘기만 하다가 끊어버리는 게 태반이다.

지금 마에게 필요한  감정 하수 일 텐데.

누가  역할을    있을까.


엄마,

얼마 전 부산에서 마지막  인사할 때도 쏟아지려는 눈물 참느라 얼굴도 잘 못 봤네.

사실 난 집으로 올라 오는 길에 많이 울었어.

요즘 엄마가 스트레스로 건강이 많이 상해 보여서. 또 그런 엄마를 멀리 두고 와야 하는 게 마음이 많이 아프고  걱정돼서.


끈이 낳고 끈이 돌보고 사느라 엄마를 늘 마음에 두고도 돌아보기가 힘드네. 

나 어렸을 때, 외할머니 돌아가시고 난 후 엄만 도대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너무 궁금해서 내가 물어봤잖아. 

엄만 엄마없이 어떻게 사냐고.

그때 엄마가 했던 말이 난 아직 생생하게 기억나.

자식을 보며 살게 된다고..

그 말, 예전엔 도저히 이해가 안 됐는데 나도 자식을 키우다 보니 이제 이해가 돼.


근데 엄마, 

이해는 되지만 난 그래도 . . 아직도 엄마가 없으면 도저히 살 수가 없을 것 같아.

행여 엄마가 병이라도 날까봐, 세상을 떠나진 않을까 너무 무섭고 두렵고 걱정 돼.


엄마, 난 요즘 글을 쓰는 게 정말 재밌어요.

내 글은 우리 아기랑 엄마 얘기들로 가득해요.

앞으로도 엄마 이야기 또, 아기 이야기를 글로 예쁘게 써 나가고 싶어.

하지만 아픈 엄마를 걱정하는 글이나, 내가 못 했던 효도를 후회하는 글, 또 행여 이미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는 그런 글은 결코 쓰기 싫어.


그러니깐 건강 챙기면서 행복하게 살아요.

엄마 감정의 찌꺼기 버릴 곳 필요하면 내가 해 줄게. 

언제든 전화해. 

대신 나한테 쏟아내고 엄마 마음에선 제발 비웠으면 좋겠어.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잖아.


끈이가 나와 탯줄로 연결된 한 몸 이었듯,

나랑 엄마도 우리 한 몸이었잖아.

그러니 나랑 오래 오래 건강하게 행복하게 같이 살자.


엄마도 잘 알 잖아.

내가 엄말 얼마나 사랑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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