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mmer여니 Aug 10. 2023

휠체어를 타도 땀 흘릴 수 있다. 장애인에게 운동이란?

팔이 없거나 다리가 없는 신체 장애인이 땀을 뻘뻘 흘리며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을까?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도 요가 강사가 될 수 있을까? 정답은 ‘YES’ 이다. 이 글에서는 신체적,정신적 장애인의 운동과 그 효과에 대해 알아보고, 한 권의 책을 소개하며 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편견에 틈을 내보고자 한다. 



시각장애인 유튜버 한솔 님은 그의 에세이  ‘슬픔은 원샷, 매일이 맑음’을 통해 그가 갑작스레 찾아온 후천적 시각 장애에 어떻게 적응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세상과의 편견에 맞서 싸우며 현재 유튜버가 되었는지를 풀어나가고 있다. 이 책에서 보이는 한솔의 당당한 모습은 여느 일반인들과 다를 것 없이, 어쩌면 더 자신만만하고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놀라웠던 점은 시각장애인인 한솔과 그의 친구들이 탁구를 즐기고, 춤을 추고, 수능을 치렀다는 점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그 간 무심했던 장애인들의 삶에 대해 경이로움을 느꼈으며, 어느 인간에게 있어서든 몰두하고 성취해낼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은 인간을 더욱 활기차고 진취적으로 만들어준다는 점을 다시금 깨달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운동을 중시하고 즐기는 입장으로서 그의 책에 있던 운동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렇게 장애인의 운동에 대한 자료를 더 찾아보며 그들에게 운동의 의미와 효과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운동은 장애, 비장애인을 가리지 않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주며 우리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성취감과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다. 특히나 장애인에게 운동은 건강을 넘어 곧 자아존중감과 신체적 자기효능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한적십자사 보건복지원의 한 출판물에 따르면, 장애인은 운동을 통해  근력, 유연성, 균형 감각 등의 신체적인 능력을 향상하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더 적극적으로 일상생활을 하고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운동은 장애인들의 정신적인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2011년, 다운증후군 지적장애인들을 상대로 24주간의 복합운동을 진행한 실험에 따르면, 운동은 이들의 자아존중감과 신체적 자기효능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가을, 나는 색다른 봉사를 해보고 싶어 장애인을 보조하며 강연을 함께 듣는 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그 강연에서 우리나라 패럴림픽 탁구 선수 두 분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그들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신체 장애에 혼란스러웠지만, ‘운동’이라는 몰입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그들의 한계를 깨부수며 성장하고 있었다. 이처럼 운동은 장애인을 포함한 많은 사람의 인생을 바꿔줄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운동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반면 패럴림픽과 같이 전문 운동 선수가 아니어도, 우리가 일상에서 헬스, 요가를 하듯 장애인들도 재활이 아닌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2021년 장애인생활체육조사를 보면 운동하는 장애인 10명 중 8명은 ‘건강 및 체력관리’를 위해 운동에 참여한다고 답했다. 재활을 목적으로 운동하는 장애인은 10명 중 1명에 그쳤다.


2022년 7월, 경향신문은 헬스장을 즐겨 가는 지체장애인, 필라테스를 하는 척수장애인, 요가 강사인 시각장애인을 만나 이들의 운동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은 “하루라도 내 몸을 더 쓰기 위해” 목발로 산책하고, 휠체어에 앉아 덤벨을 들며 메달 대신 땀 흘릴 권리, 건강할 권리를 원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지체장애인 한 분은 교내 헬스장과 집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꾸준히 찾아서 하루에 2시간 씩 헬스를 하며 최근에는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들은 체력이 늘어나니까 피곤하지 않아서 마음의 여유가 많이 생기며, 운동하는 비장애인들 사이에서 ‘깍두기’가 아닌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다. 또한 그들은 운동을 통해서 발전하는 몸을 바라보며 받아들이기 힘든 장애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나의 몸과 타협하며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장애인에게 운동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동시에 그들의 몸을 받아들이며 스스로를 인정해주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안타깝게도 많은 장애인이 운동 중에 겪는 문제점 중 하나는 그들이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체육시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2022년 대한장애인체육회의 ‘장애인 전용 체육시설 현황’에 따르면, 전국에 장애인 전용 체육 시설은 69개이며 이는 지난해 말 기준 등록 장애인 수인 264만 5000명에 비하면 매우 적은 편이다. 많은 장애인들은 이 곳에 운동을 하러 가기 위해 왕복 2~3시간 거리를 감수해야하며, 설상가상으로 등록을 하기 위해 최소 몇 개월부터 1년 넘게까지 대기를 해야한다. 이에 관한 한 인터뷰로, 휠체어 농구팀 트레이너 이순홍씨는 비장애인과 함께 땀흘리며 운동하는 모습을 통해 서로에게 익숙해질 수 있으며, 장애인을 위한 체육시설을 늘리기보다는 기존 시설에서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를 만들고, 장애인 화장실을 하나 더 설치 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함께 즐기고 땀 흘리며 하나로 만들어주는 운동 앞에선 모든 사람이 동등하다. 많은 장애인이 건강을 위해서 당당하게 운동하고, 비장애인의 배려와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함께 땀 흘리며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세상을 기대해본다.


[모든 사진 출처]

픽사베이 


[참고]

대한적십자사 보건복지원. (2015). 장애인을 위한 운동 지침. 대한적십자사 보건복지원

경향신문. 2022. https://m.khan.co.kr/national/health-welfare/article/202208080600001

경향신문.2022 https://m.khan.co.kr/national/health-welfare/article/202208080600011

김경숙 외 3. 2000. 지체장애인의 운동참가가 신체적 자기개념에 미치는 효과 . 한국체육대학교 한국 장애인복지진흥회



해당 글은 제가 지난 6개월 간 'The Psychology Times' 대학생 기자단 심꾸미 7기로 활동하며 적은 기사들 중 일부입니다. 더 다양한 소재의 기사들은 다음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psytimes.co.kr/

매거진의 이전글 인류는 왜 전쟁을 해왔을까? 그리고 전쟁같은 문화생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