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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mmer여니 Aug 13. 2023

동양의 관계주의와 서양의 개인주의

시대의 흐름을 이해함으로써 세대 간 화합이 필요한 시기 

현재 글을 쓰고 있는 5월 말, 스웨덴의 대학교들은 벌써 종강을 맞이하고 있다. 나는 스웨덴에서 5개월 동안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며 한국과의 다른 점을 배울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스웨덴의 가정 친화적인 환경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많은 한국인이 환상을 가지고 있는 복지 국가 스웨덴답게 개인의 시간과 삶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사회적으로 중시한다. 여기서도 주목할 점은 바로 개인주의인데, 스웨덴은 평균 나이 18~19세에 부모님을 떠나 정신적, 경제적으로 독립한다. 2015년 EU(유럽연합) 공식 통계 기구인 유로스타트의 수치에 따르면 집을 떠나 독립하는 시기가 EU 평균 26세인 것에 비해 스웨덴은 상당히 빠르다. 이같이 스웨덴의 부모, 자녀들은 서로 독립은 필수적이며 같은 가족이라도 자신만의 생활 방식과 삶을 존중하는 사회적 인식이 강하며 복지 국가답게 청년들이 안정된 독립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국가의 역할도 크다. 이런 분위기에서 지내며 나는 한국과 큰 차이를 느꼈고 동양의 집단주의와 서양의 개인주의는 어쩌다 이렇게 다른 양상을 띠게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행동학자 토머스 탈헬름은 서양의 개인주의와 동양의 집단주의는 농사문화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재배할 수 있는 쌀농사는 많은 관리가 필요함에 따라 공동체적으로 사고하는 문화가 자리 잡은 것에 비해 밀 농사는 상대적으로 그 반대이다. 또한 밀은 쌀에 비해 영양가가 낮기 때문에 고기와 우유 같은 식품의 추가적인 섭취가 필요함에 따라 밀 문화권 사람들은 대규모 식량 거래를 위한 상업 문명이 발달하게 되었다. 이 같은 상업 환경에서는 개인의 노력에 따라 부를 축적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이 잘 살기 위해서 집단과 좋은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동양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집단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개성과 권리를 중시하는 개인주의가 중요시되고 있다. 이렇게 된 원인으로는 1인 가정의 증가에 따른 전통적 가정 시스템의 붕괴,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기술의 발전과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 과거 벼농사를 주업으로 하며 그에 따른 집단정신이 보편화된 기성세대의 인식과는 달리 현대의 젊은 층들은 발달한 기술을 통해 혼자서도 이뤄낼 수 있는 것이 많아지며 자연스레 집단주의 인식이 낮아졌다.



여기서 우리는 집단주의와 관계주의 그리고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차이점을 알고 정확히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첫 번째로, 집단주의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이익을 희생하는 분위기인 것에 반해 관계주의는 집단보다는 집단 내에 나와 관계가 있는 친밀한 사람에게만 집단주의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는 서양권 사람들의 연구를 통한 ‘동양은 집단주의적이다’ 라고 알고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허태균 교수를 포함한 많은 사회심리학자는 한국은 관계를 중시하는 관계주의이며 이에 따라 집단주의로 보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계주의적 사고방식은 큰 세대 차이를 보이지 않고 그저 젊은 세대로 갈수록 이전에는 없던 네트워크로 소통 방식이 이동하는 것뿐이다. 다음으로 이기주의는 자기만을 위하는 것에 반해 개인주의는 남과 주고받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며 둘은 명백한 차이가 있다. 이처럼 개인주의를 도덕적이고 바람직하게 수용한다면, 서로의 개성과 권리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배려할 수 있는 이타주의적 세상이 될 수 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롭게 자리 잡은 개인주의 의식과 기성세대의 가치관 차이는 흔히 ‘MZ세대’라는 벽으로 자주 대립한다. 이 같은 세대 간의 대립은 우리나라의 국가 의식이 근현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점에서 크게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세대 간의 심리적 격차를 넓혀 화합에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관계주의적 사고 덕분에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했으며 한국 특유의 정서인 ‘정’을 통해 함께 더불어 살아왔다. 따라서 우리 위아래 세대는 과거 농업 문화와 기술의 발달에 따른 개인주의의 차이점을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해야 하며, 그에 따른 세대 간의 화합을 통해 서로의 능력을 발휘하고 손잡아 우리나라만이 낼 수 있는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다.



출처

2022, 인천in 시민의 손으로 만드는 인터넷신문(http://www.incheonin.com)

2018,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http://www.eduj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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