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지금 그대에게
차가워진 바람에 쓸린 그대의 무게가
한꺼번에 나에게 전달되던 순간
나는 알았다.
괜찮지 않다, 지금 그대는
그대의 건조한 얼굴에는
낙엽 밟히는 소리가 났다.
누구에게도 읽힌 적 없는 마음 위에는
쓸쓸함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괜찮지 않다, 지금 그대는.
바람이 드나드는 마음 사이에서
위로가 머물리 없다.
스산한 바람이 그대를 스칠 때
마음이 저물 뿐
마음이 저밀 뿐
그대 곁에 선 사람은
그대를 알지 못하고
그대의 어깨를 보지 못하고
그대의 마음을 오해한다.
치우친 관계의 불균형을
흔들리는 손으로 버텨내며
그대는 울고 싶었다.
나에게 그대의 마음을 들켰을 때,
그대는 무엇을 바라지 않았다.
그저
괜찮지 않은 날들 속에 파묻혀 있는
그대를 바라봐 달라고 했었다.
그대의 처진 어깨를
무거운 발걸음을
버티고 서 있는 두 다리를
떠받치고 있는 두 손을
그래서
그대가 지키고 있는 것들을
알아봐 달라고 했다.
그대의 부탁은 절규였다.
그대의 삶은 동의가 필요했다.
모두의 삶이 이렇다고 누군가 말해줘야 했다.
그래야 그대의 삶이 서글픔으로 터져 나오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당신의 애절한 눈빛에,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대의 비틀거리는 몸이
흔들리는 눈동자가
아무것도 채우지 못한 마음이
자꾸 눈에 밟혔다.
나는 그대가 눈물겹다.
아프도록 시린 이름, 괜찮지 않은 그대.
여전히 그대의 충혈된 눈이,
나의 승인을 요구하는 눈빛이
눈물도 흘리지 못하고 견디는 눈동자가
나를 불렀다.
나는 적절하고 진실된 말을 해주고 싶었다.
잘하고 있다, 지금 그대는.
괜찮지 않은 그대는 괜찮지 않은 지금
잘 해내고 있었다.
그대는 울었다,
차분하고 소리 없이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고맙다고 했던가.
나도 알고, 그대도 안다.
괜찮지 않은 그대를
하지만
괜찮지 않은 요즘을 버티는 그대의 최선을
감히 누가 뭐라 하겠는가?
괜찮지 않다, 지금 그대는.
그리고
잘하고 있다, 지금 그대는.
마음에 찬 바람이 부는 날
다시 나에게 그대의 마음을 들켜주시길
그때도 말해 드릴 테니.
잘하고 있다고,
내가 그대의 최선을 보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