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훔치다
줄줄이 엮어서 올라온다
무언가를 캐듯이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지만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한다
누군가 나의 기억을 지웠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기억을 훔쳐갔다
아니
감정이라는 마음을 도둑맞았다
옳고, 그름의 정답은 없었을뿐더러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 역시도 멀어진 지 꽤 오래되었다
어쩌면
지금도 없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내 기억을 훔쳐가 버린 그들은
능글맞은 웃음만 남긴 채 사라져 갔다
나는
웃음도, 희망도, 감정도 잃어서
머릿속의 기억을 남길 수가 없었다
그 오랜 시간
이야기해야 할 부분이 많은데
까맣게 타버린
수증에 증발해버린
내 기억은 그렇게 은폐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