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PM이 되는가
PM은 현 Product 시대가 지향하는 CEO라는 생각이 듭니다. 회사를 나와 프리랜서를 하는 전문가 혹은 1인 기업가들은 대부분, 스스로 고효율의 수익 시스템을 구축하여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분야가 특히 IT 계열이라면 PM의 역할을 이미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프로덕트를 잘 관리하고 비즈니스와 연결시킬 수 있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고효율 비즈니스를 향해 갈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PM이 되어가는지 알아보고 직업으로서 PM이 아니더라도 프리랜서, 1인 기업가가 가져야 할 마인드셋을 떠올려봅시다.
아무리 훌륭한 디자인과 최신 기술로 무장한 프로덕트라도 시장에서 환호해주지 않으면 실패한 비즈니스입니다. 프로덕트의 시선은 온전히 고객에게 집중되어야 합니다. 디자인 감각이 매우 뛰어난 훌륭한 엔지니어가 혼자 개발도 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감각적이고 실용적인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너무나 좋겠지만, 그런 개발자가 하필 우리 회사에서 연봉 5천을 받고 일해주고 있을 확률은 드물죠.
아무리 제너럴리스트가 뜬다 하지만 그것은 전문 분야 하나를 일단 제대로 하는 사람에게 해당하는 말입니다. 강하게 말하면, 기업 입장에서 이것저것 건드려보기만 한 사람은 제너럴리스트가 아니라 그냥 무쓸모입니다. 그래서 제품팀에는 훌륭한 디자이너, 훌륭한 기획자, 훌륭한 엔지니어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데려다 놓고 이들과 어울리며 고객과 맞닿은 지점으로 프로덕트를 기어코 끌고 가는 프로덕트 매니저(이하 PM)를 또 데려옵니다. 혹은 그 전문가 중 한 명을 PM도 같이 시키거나 관리자가 직접 PM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PM은 어느 정도의 도메인 지식을 갖춰야 할까요?
안타깝지만 PM이 되기 위한 루트는 따로 없습니다. 가끔 온라인 강의나 유튜브에서 PM에 대해 다루는 것을 볼 수 있지만 딱 잘라서 PM은 이러이러한 일을 하기 때문에 이러이러한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라고 분명하게 정의해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PM이 과연 필요한가? 에 대한 회의적인 글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규모 비즈니스가 활발해지고 작은 서비스 단위 프로덕트 성공사례가 많아지면서 PM의 입지는 넓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고(입버릇처럼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몽상가들을 말한다) IT 서비스를 좋아하며(B2B보다는 B2C) 기획, 디자인, 마케팅, 기술(개발) 등의 프로덕트 개발 과정에 적어도 최소 파트는 혼자 맡을 수 있는 전문가"라면 PM으로서 너무나 즐겁게, 훌륭하게 그 역할을 수행해낼 것입니다.
개인 창업에 대한 관심은 물론이고 조직에서 일을 할 때에도 시장이 원하는 제품과 고객에게 한없이 몰입한 경험이 있다면 PM을 고민해봐도 좋겠습니다. PM은 항상 비즈니스의 성장과 시장에서의 성공을 목표로 합니다.
만약 본인이 잦은 매출 압박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프로덕트 기획/개발에 참여할 때 고객과 시장보다 최신 기술이나 멋진 디자인, 훌륭한 소개 문구에 더 관심이 많다면 PM보다는 그 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향해 커리어를 계속해서 쌓아가는 것이 더 좋은 길이라 봅니다. PM은 최신 기술, 훌륭한 기획서보다 시장에 주는 가치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PM이 매출을 대하는 시선은 제품 하나를 팔았을 때 매출이 아니라 앞으로 얼마나 더 팔릴까에 대한 가능성을 봅니다. 즉, 시장의 잠재 가치에 눈동자를 굴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말하는 시장이란, B2B보다 B2C라는 것을 이해했다면 좋겠습니다.
기업에 제품을 납품하는 것도 좋지만 무궁무진한 잠재력은 역시 대중 시장에서 나오고, 온라인이면 100배 1000배, 혹은 그 이상으로 확산됩니다. IT서비스에 관심이 많고, 직접 판매보다는 사람이 모여드는 플랫폼에 관심이 많으면 더 좋습니다. PM의 가치는 우리 프로덕트를 내놨을 때 모이는 사람들의 수와 비례합니다.
사실 프로덕트 팀의 특정 분야 전문가이면서 사업적 성공과 B2C 서비스에 관심이 많다면 PM은 도전해보지 않을 이유가 없어보입니다. 여기서 전문가라 함은 경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경력이나 자격증, 회사 이름과 나이 다 털어놓고 '나'만 놓고 봤을 때 내가 '기획자'로서 가치가 있는가? 혹은 내가 '개발자'로서 가치가 있는가?를 생각해보세요. 당장 회사를 나와 혼자 독립할 수 있다면 전문가라고 당당히 소개해도 됩니다.
그럼, 왜 한 분야의 전문가가 PM을 하기에 좋을까요? 프로덕트를 기획하고 개발하고 출시하는 과정에서 한 역할을 해봤다는 것은 내부에서 치열하게 설득을 하고 거절을 당해왔고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고통 속에 협업했고, 그 과정에서 각 직무의 쓸모와 소소한 감정들을 직접 경험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획자가 개발자를 이해하기 어렵고 디자이너가 기획자를 이해하기 어렵듯 관리자와 현업의 심리적 거리는 굉장히 멉니다. 따라서 해당 분야의 직무 경험이 있으면 PM을 하는 데에 유리합니다. 프로덕트 매니저는 제품 관리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시키는 자가 아닌 협업을 해야 하는 입장입니다.(시니어 개발자가 PM 역할을 병행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 이런 경우는 다릅니다.) 그 과정에서 내부적으로는 출시까지 교통정리하고, 그것을 통해 쾌속 질주해서 정확히 소비자가 원하는 출구로 제품을 내보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덕트 조직 내에서 PM이 아닌 현업의 역할을 수행해본 경험은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해당 직무에서 팀을 리드해본 경험이나 회사로부터 독립해서 직무를 수행해본 적이 있다면 '책임'의 무게를 압니다. 만약 제품을 출시했을 때 시장의 반응이 미적지근하다면 PM에게 화살이 돌아갑니다. 프로덕트 팀에서 PM만이 유일하게 비즈니스에 시선을 두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실패는 PM의 책임입니다. 그렇다고 성공한다고 그 성과가 책임만큼 PM에게 돌아오는 것은 또 아닙니다. 보통 직접 개발을 하고 디자인을 한 전문가들이 몫을 가져갑니다. 성과를 인정받는 것에 비해 책임의 무게가 더 큰 자리인 만큼 그 무게를 경험해본 사람이 더 빨리 적응합니다.
그렇게 시장에 대한 관심, 비즈니스의 성장과 성공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 우선 한 분야에서 독립해서 일할수 있을 정도의 전문가가 되면 다음으로 생각해볼 것은 "직업으로서 PM이 될 것인가", 아니면 "나의 영역에서 PM 역할을 해낼 것인가"입니다.
이러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제는 전문 분야를 한정하지 않고 PM으로서 직업을 가지고 다양한 전문가들과 어우러져 멋진 제품을 만들어보거나 여러 직군으로 팀을 꾸려 창업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혹은 PM의 역량을 보유한 채 본인의 전문 영역을 계속해서 발전시킬 수도 있습니다. 단지 어느 곳에 더 중심을 두느냐에 차이가 있고 전혀 다른 길이 될 수 있지만, 두 케이스 모두 훌륭한 성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프리랜서 일을 하거나 1인 기업가라면 최소 한 분야 이상의 전문가일 것입니다. 앞으로 서비스 시장에서 PM 역할이 점점 더 요구될 것이고, 그렇다면 전문 PM으로 전직(?)하게 될 기회가 생길지 모릅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PM의 덕목을 가지고 전문가로서 역할을 하면 본인이 가진 시간의 가치는 계속해서 불어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Product를 책임지고 이끌 수 있는 역량을 채우는 것은 현 시대에서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굉장히 중요한 덕목이라 생각합니다.
PM의 덕목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불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하고 싶은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서 최고의 비즈니스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