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자들이 득실대는 업계에서 일한다.
그나마 외국 기업이라 여자들의 비율이 반은 안되지만 30%엔 육박한다.
남녀 기회및 월급 평등에 대한 목소리는 비단 한국 기업에만 국한 된게 아니다.
외국 기업도 마찬가지란 이야기다.
그런데 나는 여자면서도, 우리 여자들에게 묻고 싶다.
정말 그렇게 평등의 기회를 외칠만큼 우리가 잘 하고 있는지.
업계 관련 네트워킹이나 컨퍼런스에는 여자들보다 남자들이 대부분이다.
실제 최근 수소, CCS 등의 사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높아져서 많은 돈이 몰리기 시작했고, 꼭 참가비를 내지 않고도 갈 수 있는 컨퍼런스, 그리고 꼭 운전해서 가지 않아도 되는 버추얼 컨퍼런스및 미팅이 많아졌다.
그런 기회가 있을때 마다 나는 남녀 직원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알려준다.
그런데 여자 직원들은 거의 안 온다.
잠깐!
아마 이런 결론을 내는 게 논리적이진 않다.
왜냐면 일단은 여자 직원들의 수가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팀에 여자 직원이 한 명 밖에 없다면 그 여자직원의 결석은 마치 여성 전체가 결석해 버리는 것 같은 우를 범할 수도 있다.
그런데 확실한 것은 한국인들이 하는 컨퍼런스엔 정말 여자가 가뭄에 콩 나듯 보일락 말락 있다.
이해도 된다.
아이들이 3-5살의 어린 경우, 퇴근 후 여성들이 네트워킹에 참여하기란 매우 힘들다.
가족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으니 이해한다.
그런데 왜 꼭 그 아이들의 육아는 여자들만이 더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가?
그녀들의 남편들은 아이들이 어림에도 불구하고 퇴근 후 네트워킹도 뻔뻔하게 나가고, 심지어 네트웍을 가장한 골프도 치고, 집을 며칠씩 비우는 출장도 간다. 그런데 왜! 여자들은 그런 선택을 포기하는가.
임신과 출산이라는 큰 수고로 이미 큰 공헌을 했다면, 커리어를 유지할 수 있도록 그 정도는 요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남성과 동등한 기회와 보상의 평등을 요구하려면, 그만큼 노력과 가치를 창출해 줘야 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