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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yu Apr 04. 2024

살다 보니, 지능

좀 더 과감하게 말하자면, 나는 AI 시대일수록 논리적 글쓰기가 중요해진다고 생각해요.
-살다 보니, 지능-

 교실의 모습이 사뭇 다르다. 하드웨어는 항상 갖춰져 있었으나 소프트웨어가 문제였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파워포인트, 엑셀 또 워드는 초등학생이 사용하기엔 사전에 배워야 할 것이 많았다. 그렇다고 국어 시간에 발표 자료 하나 만들기 위해 파워포인트 기초 강의를 몇 시간 진행하는 데에는 190일이 터무니없이 짧다. 내가 패드를 종종 꺼내서 쓰게 된 건 직관적인 서비스가 출시됐을 때부터였다. 그 후 코로나의 영향으로 다양한 플랫폼과 서비스가 등장하며 바야흐로 패드로 수업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또 chat-gpt의 등장으로 다양한 활동도 가능해졌다.

 그럼에도 나는 교육부가 허겁지겁 AI 수업을 도입하며 코딩에 열을 띠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단순히 체험하는 걸 넘어 교육과정에 교과로 들어온다는 건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다. 실리콘 벨리의 내로라하는 기업의 자녀들은 고등학생이 돼서야 휴대폰을 사용한다던데 무턱대고 휴대폰을 쥐어주곤 배워라는 식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도서는 다섯 인물이 대화하는 내용을 그대로 필사한 게 곧 내용이다. 기자 한 분이 뇌 과학자를 인터뷰어로 섭외하고 환갑을 맞이한 세 명의 과학자를 인터뷰이로 모시고 와 지능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책 제목과 인터뷰어가 하는 질문은 '지능'에 국한됐을지 모르겠으나 그들의 대화는 점점 산으로 갔고 난 그 대목이 이 책의 매력이라고 느꼈다. 정치, 경제, 과학 분야, 지능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해 얘기하는 다섯을 보며 난 참 나무 한 그루도 채 못 보는 좁은 시야를 가졌구나 싶었다.


 그들끼리의 대화에서 아직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다. AI의 번역 능력이나 집필 능력이 B급 완성도는 보이기에 B급 완성본을 검수할 수 있는 A급만이 살아남지 않겠냐는 의견, 그리고 앞으로는 AI가 A급 생산물을 만들 수도 있다는 의견이 충돌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AI의 생산물이 인간의 생산물보다 낮은 완성도를 보일 확률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적어도 내 조카는 벌어먹고 살기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닐 터. 앞으로 국가와 기업 그리고 개인이 어떤 합의를 봐야 할지 참 막막했다.

 그런 의미에서 코딩을 배우거나 다양한 플랫폼 사용 방법을 익히는 건 썩 급한 일이 아닌 듯하다. 비슷한 질문 같아 보여도 AI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그 결과도 달라진다는데 다시금 기본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문해력을 키우는 것, 기본 생활 예절을 비롯해 기계와 상생하는 것, 동영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체에 노출시키는 것 등 학생이 배워야 하는 내용은 정량적인 것이 아니라 정성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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