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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박 Feb 15. 2023

독립영웅들의 기상과 비범함을 마주하다

창작 뮤지컬 <영웅>

어느덧 여덟 번째 시간을 맞이했다. 한동안 ‘영화, 보고서’ 콘텐츠를 꾸준히 발행하다 정말 오랜만에 돌아온 듯하다.


지난 19일, 마곡으로 새롭게 이전한 LG아트센터 서울에 방문했던 기억이 이렇게도 생생한데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니.


코로나로 인해 극장 상영이 미뤄지다 최근 개봉한 동명의 영화와는 어떠한 차별점이 있을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었던 창작 뮤지컬 <영웅>에 관한 심심한 고찰을 시작한다.

© 창작 뮤지컬 <영웅>

안중근 의사의 의거 활동을 익히 알고 있기에 이야기 구조를 파악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달까. 다만 내러티브적인 요소를 무시할 수 없는 영화 같은 경우, 원작 뮤지컬에 비해 디테일한 부분들이 가미가 되어서 이야기의 전체적인 흐름 측면에서는 동명의 영화가 조금 더 친절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들끓는 마음을 황급히 지워내는 듯한 영화적 연출에 아쉬움이 있었다. 이에 반해 뮤지컬은 공연 예술의 고유한 매력이라고도 볼 수 있는 ‘현장감’이 크게 작용한 덕분에, 순간의 감정이 휘발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간직되어 극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달까.


1막 마지막 장면의 넘버인 ‘그날을 기약하며’는 커다란 무대 공간을 꽉 채우는 배우들의 목소리가 깊은 울림을 준다. ‘대한독립’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태극기까지 더해지면서.​ 특히, 기대했던 넘버 ‘누가 죄인인가’는 죄목을 조목조목하게 짚어내는 정성화 배우의 딕션이 깔끔하고 명확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앙상블 배우분들의 완벽한 호흡까지 더해져 극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 ​마치 현장에 있는 듯, 당대 부당한 상황을 전달하는 목소리의 미세한 떨림이 객석까지도 고스란히 전달되었으니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극 중 ‘이토 히로부미’가 절대적인 악인으로만 비춰지지 않는다는 부분도 기억에 남았다. 조국을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헌신하고자 했던 인물들의 모습, 즉 ‘고국의 영웅’을 다각도로 조명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는 점에서 이중적인 의미를 함축시킨 타이틀 ‘영웅’이 신선하게 느껴졌달까.


믿음 하나만으로, 꺾이지 않은 마음 하나만으로 조국의 염원을 간절히 바랐던 우리 민족 그리고 독립 영웅들의 기상과 비범함을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그들의 굳건한 정신과 용기에 다시금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고, 그들이 있었기에 현재의 우리가 존재하고 있음을.


© 2023. 박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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