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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밀의 화원 10시간전

법륜스님이 주신 지혜

-정리정돈을 하지 않는 아이를 대하는 법-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을 들으면서 내 가슴을 답답하게 하던 물음에 답을 얻었다. 

결혼도 안 해보신 분이 어쩜....무엇을 물어도 무릎을 탁! 치는 지혜로운 답을 주신다.

진정 현인은 현인이다.


어머니의 사연: 고1 딸아이가 집안에서 정리정돈을 못하고 집안 곳곳에 과자부스러기와 쓰레기를 그냥 두고 사용한 물건을 여기저기 흩어놓아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습니다. 엄마가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달라지지 않다보니 감정싸움을 할 때가 잦습니다. 아이가 원해서 기숙형 고등학교를 갔는데 주말에 집에 오면 밤새도록 핸드폰만 하고 다음날 아주 늦게 일어납니다. 자기 감정, 자신이 먹고 싶은 것, 자신이 편한 것만 생각하고 형제 사이에서도 상대를 배려할 줄 모릅니다. 배려심이 없고 외모에는 많은 신경을 씁니다. 이런 아이를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까요?


법륜스님: 그 아이 누가 낳았습니까? 그 아이는 누구를 닮았겠습니까?


어머니: 제가 낳았고 저를 닮았습니다.


법륜스님: 그런데 본인도 지금 아이 둘 낳고 잘 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딸아이도 본인처럼 잘 살겁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아이가 내 거울이다. 생각하시고 지금 모습의 모든 뿌리는 나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내가 하는 행동을 보고 아이가 나를 따라하는 것이지 내가 하지 않은 행동을 아이가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나는 변하지 않고 아이만 변하라고 하면 아이가 변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아이의 마음에는 저항이 따릅니다. 

 아이의 특징은 따라배우기이고 그것이 곧 교육입니다. 아이가 이랬으면 좋겠다하고 생각한다면 내가 먼저 솔선수범하면 됩니다. 내가 안 하고 늘 야단을 치면 아이의 마음 속에는 저항심이 생깁니다. 아이가 검소하기를 원하면 내가 검소하게 살면 됩니다.  아이가 정리정돈을 잘하기를 원하면 한두번 이야기는 할 수 있습니다. 여기를 치워라, 정리해라...그런데 어른의 말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그것은 교육효과가 없는 것입니다. 그것은 아이에게 잔소리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저항감만 불러올 뿐입니다. 거기서 더 이야기하면 아이와 감정싸움만 일어날 뿐입니다. 그때는 '아, 이것은 말로해서 될 일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하고 본인이 직접 솔선수범을 하거나 그냥 두면 됩니다. 

 현명한 부모는 한두번 이야기해보고 안 되면 '니 방은 네가 알아서 해라.'라고 하고 그냥 둡니다. 곰팡이가 생기든, 바퀴벌레가 생기든 그냥 두어야 합니다. 다만 거실과 같이 공동으로 쓰는 공간을 어질러 놓는 경우는 잔소리하지 말고 내가 치워야 합니다. 방을 치우라고 잔소리를 하고 야단을 치고 치워주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은 방법입니다. 야단을 치기 때문에 감정이 상하고, 치워주기 때문에 버릇이 나빠집니다.

 오늘부터 야단을 치지말고, 옳지 않다 여겨지면 안 치워주면 됩니다. 아이가 집에 왔을 때 형제 사이의 일에도 폭력이 아닌 이상 배려심이 없고 동생을 부린다고 해서 부모가 끼어들 일도 없고, 본인들끼리 해결하도록 그냥 두면 됩니다. 이야기가 있습니까?


어머니:  스님 시키는대로 해보겠습니다.


법륜스님: 아침에 일어나서 '내 딸은 나를 닮았습니다. 나도 잘 살듯이 내가 잘 살면 우리 딸도 잘 살 것입니다.' 하고 기도하십시오. 아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합니다. 지금 갖고 있는 문제는 별 것 아닙니다. 그러한 문제 하나하나를 시비를 하게 되면 아이는 상처를 입고 엄마는 실망을 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미성년자이므로 포용성있게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 아이든 남의 아이든 이러한 행동이 옳지 않다 여겨질 때는 아무리 행패를 피우고 난리를 피워도 그건 안 돼.하고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그렇게 자신의 인생을 똑바로 살고 제대로 살고 행복하게 사는 걸 더 우선시해야 합니다.


어머니: 스님 말씀 들으면서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아이의 문제라고만 보고 그것을 개선하려고 하였는데 저만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뀐다는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법륜스님: 모범을 보이면 좋지만 모범을 보이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이런 나도 잘 살고 있으니까 우리 딸도 우여곡절이 있더라도 잘 살거야.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십시오. 지금의 주어진 조건을 바탕에 두고 이대로 주어진 조건이 변하지 않아도 좋다. 그런데 조금 더 변화시키고 싶다면 나부터 변화하면 됩니다. 그렇다고 내가 변하지 않았을 때 자학해서도 안 됩니다. 그러니까 이대로도 좋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되면 좋고 안 돼도 좋다.라고 생각해야지, 안 된다고 자학하면 안 됩니다. 


 매일 아이 둘과 전쟁을 치르다 거의 자포자기에 이른 나에게 어쩜 이리도 명징한 해답을 주시는지...아이 문제로 시작해서 나의 삶까지 나아가는, 쉽지만 심오한 법륜스님의 답변은 아이를 키우며 나를 함께 성장하게 만든다. '땅의 문제에서 시작해서 하늘의 진리로 나아간다'는 즉문즉설의 목적에 맞게. 법륜스님은 항상 사소한 문제 안에서 하늘의 진리를 참 잘 찾아내신다. 종교를 초월하여 참으로 지혜로운 분이다.

 어제부터 내 입을 닫고 잔소리를 삼키며 아이들을 자극하지 않는 중이다. 그동안 나의 잔소리로 인해 커져왔던 저항감과 상처들을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뼈져리게 나를 닮았다. 생각해보면 나도 아이들과 같은 나이에 정리정돈을 잘 하지 못했었다. 물론 주부가 된 지금이야 매일 집안 정리와 청소를 하느라 잔소리를 입에 달고 살지만, 태생적으로 정리정돈을 잘 하는 사람은 못 되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니 나는 이런 내 본성은 잊은 채 아이들에게 나와 다른 사람처럼 살아야 한다고 강요하는 꼴이었다니.....ㅠㅠ


 오늘부터 나의 기도에도 긍정적 시선과 간절한 바람을 담아본다.


'우리 아이들은 나를 닮았습니다. 이런 나도 지금 잘 살고 있듯이, 우리 아이들도 분명 잘 살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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