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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이라오 Oct 31. 2024

장사꾼 마음이라지만

쏙' 집어 라오

'와아앙~아앙~'


체감온도 42도의 라오스 도로 위를 달리는 차 안, 더 뜨겁게 달리는 중인 에어컨 소리다. 에어컨이 온 힘을 다해 찬 바람을 뿜어 대고 있지만 태양이 사방 유리로 가열차게 데우고 있는 차 안을 정복하기란 보통 힘든 일이 아닌가 보다. 에어컨 바람에도 젖은 땀이 쉽게 식어지지가 않는다. 에어컨 소리가 안쓰럽기까지 하다.


오늘은 지인의 일터 마당에 파파야 화분을 옮겨심기로 한 날이다. 열개정도의 화분을  맞춰 옮겨주고 타는 햇빛에 말라버리지 않게 물도 듬북 듬북 주었다. (그곳에 들리는 날이면 항상 물을 주었고 지인분도 매일 물을 정성으로 주셨다. 하지만 결국은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말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파파야는 관심 없는 척 지내다가 드물게 한 번씩 물을 줘야 한다고.)


화분을 다 옮겨 심고난 우리는 이미 허기와 갈증에 지친 두 마리 하이에나. 땀으로 젖을 대로 젖었고 지쳐서 달고 시원한 사탕수수즙을 찾아 눈동자만 겨우 굴리고 있다.


“엇!! 저기! 저기 있다!!”

굴리던 눈이 한 곳에 걸려 섰다. 사탕수수 즙을 내서 판매하고 있는 길거리 노점상이다. 급히 옆에 차를 세우고 “썽! 썽! (라오스말로 숫자 2. 대략 내포된 의미는 잔을 빨리 달라는 말)” 거리며 당떨어진 손을 떨어댔다.


주인장은 우리 주문을 받으며, 먼저 온 손님에게 사탕수수 즙을 건네고 돈을 받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지인분이 "가격 괜찮네" 하고 다시 두 잔을 달라고 확인했다.


 라오스는 '오늘 사야 제일 싸다.'라고 할 정도로 물가가 오르는 속도가 빨랐다. 그래서 아직 괜찮았던 사탕수수 즙의 가격에 만족해하고 있는데 그 주인장, 돌아서며 우리에게 조금 전 손님보다 비싼 값을 부르는 게 아닌가.


“왜 우린 더 비싸죠?”


너희는 외국인이니까.”


사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이용해서 현지인보다 값을 더 올려 받는 상인들이 있다. 그래서 현지인 친구에게 간단한 것은 사다 달라고 부탁하거나 경계를 하며 장을 보곤 했다.(어느 정도 라오스의 물가가 파악된 요즘은 그 수고가 줄었다.)


그럼 나도 라오인!!”라고 지인이 농담을 건네자 주인장, 바가지 위에  뻔뻔함을 얹어 ‘안 통해!', 얄궂은 웃음을 띄워 주었다.


이내  사탕수수즙을 받아 들고 노점상 옆에서 쉬고 있던 차에 올라탔다. 앉자마자 시원하게 쭉~ 빨아올려 꿀꺽 꿀 삼키는데 기분 탓일까?, 왠지 ‘외국인 할증’이 붙은  이 사탕수수 즙,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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