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니 Nov 26. 2023

숨통 트이는 국민취업지원금

다음 달, 다다음달까지는 그럭저럭 괜찮다

수입이 적지만 그래도 버틸만한 돈은 조금 있고 어머니 병환이 있어서 취업유형 1 유형에 해당돼서 6개월간 50만 원씩 지원받아 국비지원으로 학원등록해 자격증 준비하고 50만 원 현금으로 식비를 충당하고 통신비, 공과금을 내고 있다.


50만 원은 큰돈이라 좀 더 심적인 여유를 가져다주었다. 돈은 살아가면서 필수재라 돈에 너무 집착하면 피폐해지지만, 그럼에도 돈이 너무 없으면 또 피폐해진다. 뭐든 적당한 게 좋은 것 같다.


며칠 전 아버지에 대한 원망글을 적었으나 진심이 아니다. 이미 마음으로 용서하고 보내드린 지 오래다.


아버지도 얼마나 괴롭고 본인이 미우셨으면 그랬을까, 하는 연민과 안타까움, 한편으로는 답답한 마음이 다이다. 그냥, 그냥 그런 본인을 망치는 선택을 하지 말았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는 건 아버지가 천하의 악인이라는 게 아니다. 다만, 아버지는 잘못된 선택으로 본인을 망치시고 가정을 피폐하게 하셨으니 나는 그 대물림을 하고 싶지 않다. 아버지 역시 가정환경이 나빠서 대물림돼서 그 잘못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었으나 나는 그러지 말자고 다짐했다.


나는 나 자신에게만 갇혀있었지만 나보다 더 상황이 어려운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나는 단지 치매노인이 주는 이미지와 내 불행서사, 자기 연민을 곱씹었을 뿐 사회는 많이 발전했고 지금처럼 국민취업지원금, 내일 배움 카드, 공공근로 등 사회에 좌절한 사람들이 재도약할 기회를 위한 디딤돌장치를 많이 마련해주고 있었다.


그래, 괜찮다. 실패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처음의 빠른 성공은 오히려 독이라고 하지 않던가. 나만 유별난 것도 아니고, 나만 특별한 것도 아니고, 나만 특이한 것도 아니다. 내가 신경정신과를 다니는 것도 요즘 2030들은 감기치료하듯 다니고 정신과에 대한 인식도 몇 십 년 전에 비하면 그래도 많이 좋아졌고 그래도, 그래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살자.


자기 분석이 과도하니 의미부여가 심해져 사람이 좀 이상해졌는데 신경통이 히스테릭을 만들어내고 히스테릭이 기분을 나쁘게 만들고 그 이유를 찾느라 의미 부여하다가 과거일을 전부 회상하는 나쁜 습관이었다.


나는 좋은 습관을 만들고 앞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늘 노력할 것이다. 아버지 부고날이 돼서 펑펑 눈물을 흘렸다. 실감이 안 났던걸 마음으로 보내드렸다. 진정한 이별이다. 부모님 사이를 비로소 이해하고 경기침체가 가정에 주는 아픔도 비로소 철들고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제는 내가 엄마를 책임져야 하니 좀 더 단단히 마음먹고 앞으로 나아가자.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나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연인의 따끔한 쓴소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