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니 Dec 30. 2023

새해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뜨는 연말

내년에는 좀 더 아껴 쓰자

2023년은 참 다사다난한 해였다.

같은 말 반복/정리를 잘 못 하고 잊는 것 외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던 어머니께서 증상이 하나둘 급격히 늘기 시작하더니 제일 힘든 건 히스테릭이었다.


글 쓰는 부업을 구하고 글 쓰는 일과 급격하게 증상이 악화된 어머니를 마주하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나의 고민과 걱정이 그대로 소비로 반영되어 고스란히 과소비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보험만기된 게 있어서 플러스-마이너스 제로인 한 해였다. 넉넉한 건 아니지만 그나마 다행인 셈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 치매란 병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고 대처법에 대해 익히게 되고 내 건강부터 챙기고 엄마를 챙기자 여유가 생겼다.


연말이 되자 마음도 심란했다. 어머니도 갑자기 돌아간 전남편 생각에 우셨다. 고생만 잔뜩 시키고 떠나간 그 인간, 잘 죽었지.. 술만 마시다 자기 몸 자기가 망쳤지. 이렇게 되뇄다.


가끔 운명이란 게 뭘까 생각하게 된다.


인생은 내 통제대로 되는 것보다 통제밖의 영역이 훨씬 많다. 통제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구분해야 스트레스를 덜 받고 그게 인생을 지혜롭게 사는 법이란 걸 나중에 알았다.


아버지는 지금 생각하면 참 미련하셨던 것 같다. 결국엔 본인 선택을 잘못해서 그렇게 인생이 흘러갔으니 누굴 원망하리오.


돈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 돈은 필수지만 돈에 너무 집착하면 사람이 피폐해진다. 하지만 돈이 너무 없어도 피폐해진다. 돈에 대해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 고민되어 책도 구매해 읽어서 봤다. 참고는 되었지만 결국에는 수입을 늘리기는 힘드니 검소한 소비습관을 형성하는 게 미래를 위해 좋다는 결론이 나왔다.


한 번 형성된 소비습관은 쉽게 잘 바뀌지 않았다. 어릴 때 나는 참 돈쓰기를 무서워해 돈을 엄청 안 쓰는 짠순이였는데 죽을 고비를 넘기고 소비요정이 되었다. 부끄럽지만 얌생이처럼 살다가 이제야 돈을 모은다.


누군가는 진로를 빨리 정해 사회생활이 빠를 수 있지만 여러 사정하에 나처럼 출발이 늦고 자산형성이 늦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나도 그래서 비교하며 조급해했지만, 그래도 더 늦지 않았음에 감사하며 매사에, 범사에 감사하며 살아간다.


나 같은 사람도 어찌어찌 살아가니, 힘을 내시길.


후회는 언제나 늦고, 과거의 내 선택에 아쉬움은 남지만, 그때의 나에게 그 선택은 최선이었다. 비록 과거에는 미성숙했던 나지만 몰라서 그랬고 배움을 통해 성숙해 나간다!


작가의 이전글 그래도 그럭저럭 산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