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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로니 Aug 04. 2022

여러 계절을 보내며 깨닫는 사실들

요즘 하는 생각의 조각들

1.

최근 모 대학병원 간호사가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돌연사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씁쓸한 이 사건에 마음이 더욱 아린 이유는 나 또한 그와 같은 나날들을 보내며 위협에 처했었다는 사실때문인 것 같다. 성공하겠다는 열망과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다짐으로 달려온 20대 중반까지, 나는 스스로를 뒤로 한채 목표만 바라보며 나를 혹사시켰다. 그만큼 경력을 쌓고 실력을 키울 수 있었지만, 그간 속에 켜켜이 쌓인 마음의 멍울로 질병도 얻게되면서 이대로 가다간 행복하게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한 채 죽을 수도 있겠다 위기감을 느꼈다.


그렇게 나는 기필코 행복하게 살겠다는 다짐을 했다. 조급해하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자주 웃으면서 긍정적으로 즐기자는 생각. 적당히 벌고 적당히 쓰면서, 힘들면 굳이 버티지 말고 나 스스로를 제일 우선시하자는 생각. 앞으로의 내일은 꼭 즐기면서 살 수 있기를 소망한다. 가끔 파도에 휩쓸릴 뻔 할지라도 낭만 있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2. 

책, 필름카메라와 같은 아날로그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 공간이 주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사람, 소주보다는 와인, 위스키를 선호하는 사람, 새벽녘의 공기와 냄새를 아는 사람, 최소한의 예의와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해하는 사람, 작더라도 긍정적인 마음이 행하는 영향을 믿는 사람.


나이가 들수록, 취향을 탐색할수록, 자신의 세계가 확고한 사람에게 이끌린다. 겉으로만 의미 없이 지나가는 잠깐의 대화가 아니라 서로 영감을 주고받고 자신의 세계를 보여주는 사람이 마음을 울린다.




3.

시선에 따라 같은 피사체여도 매우 다른 결과물(사진)이 도출된다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다. 그 사람의 세계가 온전히 나타나 그 세계를 엿볼 수 있다는 사실은 얼마나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감정의 교류인가.


나의 세계를 보는 사람들이 밝고 다정한 마음을 가져갔으면 한다. 힘들고 거친 세상 속 매몰아치는 태풍 속에 있을지라도 옆에 선 사람 한 명쯤은 따뜻한 눈길의 온도를 전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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