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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안의 가능성을 깨워라

위버멘쉬(Übermensch) 두 번째 챕터

by 형민

당신 스스로 당신을 보호할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진정 강한 사람은 위로를 기다리지 않는다. 자기 자신이 스스로의 위로가 될 수 있는 사람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위버멘쉬』, 어나니머스 옮김 (떠오름, 2025), p.24 인용>


MBTI 분석을 몇번을 해봐도 결과는 항상 INFJ였습니다. 맨 앞이 I는 대문자 I라고 해도 될 정도로 내향적입니다. 말하고 훌훌 털어버리는 사람과 달리 항상 속으로 되내이고 삼키는 타입이기도 하죠. 그래서 마음의 응어리가 자주 생깁니다.


한때는 이 응어리를 풀기위해 ‘술’의 힘을 빌리고는 했습니다. 술을 마시고 나면 내면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외향적인 E로 변했거든요. 그 느낌이 좋았습니다. 응어리를 털어내니 마음도 홀가분하고, 웃고 떠들다보면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그러나 이러한 해결방법은 정신과 몸 건강 모두에 좋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숙취에 시달렸고 일상으로 돌아오면 다시 공허한 기분도 들었고. 술과 함께 시작했던 관계들은 술 없이는 유지되기 힘들다는 점도 깨달았습니다. 사회생활에서도 마찬가지였죠.


사업을 준비하면서는 ‘이 사람을 만나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거야’란 기대감으로 대인관계를 이어나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너무 이기적인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예상외로 싱겁게 끝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실망하고 낙담하는 것은 결국 제 몫이었죠. 응어리를 더 쌓이게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면의 문제를 타인의 힘으로 풀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내 숙제를 남에게 시키는 꼴이라니. 반성했습니다. 일부러 무리한 만남을 만들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내면을 단련시키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책을 읽고, 기도도 해보고, 블로그에 글도 써보고.


얼마전 한 친구로부터 메일을 받았습니다. 제 글을 읽고 힘을 얻었다고. 그때 깨달았습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구나. 더 많은 사람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 강한 사람이 되어야겠구나. 응어리를 그대로 둘게 아니라 세상 앞에 당당히 꺼내놓고 공유해야겠구나.


어제 강창옥 선생님 토크쇼를 다녀왔습니다. 방청객의 질문에 본인의 경험담(주로 실패담)을 들며 어떻게 헤쳐왔고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의 경험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해주었고 함께 웃기도 같이 마음을 쓰려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내면이 강한 사람은 응어리마저도 가치있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지금 눈 앞의 현실이 답답하고 힘들더라도 움츠릴 필요가 없는지도 모릅니다. 해결자(구원자)가 나타나서 해결해주기를 바라지 말고 먼저 마음을 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을 통해 위로를 받게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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