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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벗밭 Jun 08. 2022

[2화] 우리를 어떻게 소개할까?

2월 1주 벗밭 회의록

안녕하세요, 벗밭입니다.

이번 주도 잘 보내고 계신가요?

첫 번째 벗밭의 회의록에 많은 분께서 결재해주시고 피드백을 남겨 주신 덕분에 저희도 이번 주를 힘차게 시작할 수 있었답니다. 저희의 회의록을 읽어 주시고 의견을 남겨 주신 모든 벗께 모두 감사드려요.


벗밭의 두 번째 회의록은 '우리를 어떻게 소개할까?'입니다. 올해는 더 명확한 메세지와 미션을 가지고 나아가기 위해 정말 많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그 과정을 벗들과 공유하고 함께하고자 이번 회의록에 솔직하게 담아 보았습니다. 벗들의 추천 간식 벗밭의 탕비실도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벗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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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우리를 한 문장으로 어떻게 소개할까? 


그동안 벗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벗이 되고 밭이 되는 이야기'라는 슬로건을 말했어요.

저희를 소개할 때 '청년 식문화 프로젝트팀'이라고 이야기하며 건강한 식문화를 고민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여러 가지 일들을 했습니다. 파머스마켓을 중심으로 소셜다이닝, 농가방문, 이야기밭 인터뷰 등 여러 사람들과 여러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식사를 매개로 삶이 이어지고 이야기가 오가는 시간을 만들고자 했죠. 간혹 어떤 분들은 '벗밭이 그래서 어떤 일을 하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하기도 했어요. 다양한 실험을 하는 곳이기에 먹거리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삶 속에서 식문화를 만들 수 있는 여러 시도를 하는 열린 모임과 같은 형태였기에, 한 문장으로 요약해서 답하기 어려울 때도 많았죠. 


여전히 저희는 조각조각 작은 시도가 모여 변화가 만들어진다고 믿지만, 이제는 더 분명한 한 문장을 품고 실현하고 싶다는 소망이 커졌어요. 그래서 벗밭 시즌2를 열면서 우리가 만들고 나누고 싶은 단 한 문장을 정하기로 했어요. 그 문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경험과 우리가 바꾸고 싶은 문제, 우리가 할 수 있는(하고 싶은) 것, 그리고 그 너머의 목표까지도 함께 정해 보았어요. 읽으시다가 덧붙이고 싶으신 말씀이나 질문이 생긴다면 언제든 남겨 주세요. 오늘도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답변 1) 우리가 인식한 문제와 그 이유: 경험의 부재


감자: 언제 '식사를 챙겨먹어야겠다'는 느낌을 받았나요? 


당근: 저는 우핑을 다니기 전, 도시락을 싸먹기 전까지 챙겨먹는 것을 경험하지 못했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어요. 사실 처음 시작은 다이어트였는데, 자연식물식도 시도해보며 건강히 먹는다는 것이 단순히 살 빼는 것이 아닌 내 몸이 건강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어요. 내가 먹는 것이 내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느꼈고, 내가 건강해야 다른 이들의 건강도 챙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핑이란? '우프(wwoof)'에서 우퍼로 가입해 농가로 들어가 일을 도우며 함께 생활하는 활동을 이야기해요. 


펭귄: 저는 학교에서도 배웠고 경험이 많았는데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어요. 경험이 생활로 이어지기 어려웠죠. 그러다 정작 내가 내 돈으로 내 먹거리를 사야 하는 때가 오니 어떤 것이 나를 챙기는 먹거리인지, 꼭 필요한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감자저도 제 끼니를 혼자 챙겨야 하는 때가 왔을 때 느꼈어요. 취사시설이 없는 기숙사에서 지낼 때는 사먹는 것만이 선택지였지만, 요리가 가능한 환경으로 옮긴 후에는 어떻게 하면 간단하면서도 잘 챙겨먹을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죠. 1인 가구로 살면서 마주하는 한계도 많았고요.


당근: 어떤 경험이 부족한 걸까요? 


감자: 만나는 경험이 부족한 것 같아요. 소셜다이닝에서 함께 먹으며 삶을 얘기하는 것도 좋지만, 생산과 소비가 만나는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 구분이 없이 생산과 소비를 함께하며 만나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껴요.


당근키우는 경험이요. 하나를 키우는 데 얼마나 많은 품이 들고 어려운지 느끼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아요. 예전에도 농산물 자체를 좋아하긴 했지만 우핑을 다니면서 트렁크에 여러 화분을 싣고 다니며 이곳저곳에서 키워봤던 경험이 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어요. 


펭귄건강한 먹거리 경험이 부족한 것 같아요. 사실 어떤 것이 '건강하다'라는 느낌은 사람마다 다르고 그것을 느끼기도 쉽지 않죠. 그럼에도 그 과정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고, 우리가 해소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답변2)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중_ 내키내먹이 가능할까?


펭귄농가 방문에서 유기농사 등 가치를 지키면서 사는 분들을 뵈었을 때, 그들의 삶의 운동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분들과 더 가까워지면 삶이 더 풍요로워질 것 같았어요. 


감자저도 감정이 '동화'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던 기억이 나요. 


당근: 저도 우핑을 다니면서 생산자분들과 그냥 친구처럼, 사람 대 사람으로 농업뿐만 아니라 어떤 얘기를 나누어도 좋았던 것 같아요. 


감자: 만나고, 키우고, 먹어 보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얘기했었는데, 그럼 우리가 만들 수 있는 경험은 무엇일까요? 


당근: 저는 내키내먹을 제안하고 싶어요. '내가 키워서 내가 먹는 것'이죠. 우리가 당장 자급자족 혹은 반급반족을 하지 못하더라도, 도시에서 내가 '키우는' 경험은 더더욱 하기 어려워서 그 경험이 시작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펭귄: 저도 동의해요. 그리고 내가 키우면서 다른 생명을 돌보고, 내가 먹으면서 나를 돌보는 과정이 다른 생명을 돌보는 것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감자: 그냥 '내먹'이랑은 정말 다른 것 같아요. 내가 키우며 생산하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니, 그 하나하나가 더 와 닿는 시간이죠. 사실 저는 식물을 키워본 경험이 많지는 않은데, 바질을 키울 때도 한 번 죽인 적이 있어서..조금 걱정이 되지만 올해는 꼭 잘 해보고 싶어요. 


"모든 사람이 작은 농부가 되는 일상" 

당근: '모든 사람이 작은 농부가 되는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감자: 어떤 환경에서든 한 번쯤은 '키워보는 경험'을 가지는 것이겠죠?


당근: 저도 해봤지만 그 경험이 더 의미 있으려면, 농부와의 관계가 필요한 것 같아요. 나 혼자서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함께' 키우는 거죠. 


펭귄: 함께 모일 수 있는 구조와 환경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도 중요해요. 내키내먹을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체죠. 사실 벗밭이 하고 싶은 일들을 나열하다 보면 결국 '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으로 결론지어질 때가 많잖아요. 


감자: 혼자 사는 사람으로서는 주거나 경제 환경의 제약으로 혼자서는 그 경험을 온전히 마련하기 어려워요. 일단 '조금 더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첫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벗밭이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당근: 그쵸. 그리고 그 경험이 쌓여서 건강한 식사와 일상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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