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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벗밭 Jun 21. 2022

[6화] 건강함을 위해 무엇을 빼야 할까?

3월 2주 벗밭회의록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벗밭입니다.


이번 주 확실히 낮의 햇볕이 한결 따뜻해진 것이 느껴져요.

하지만 이제는 봄과 함께 등장하는 단어로 '꽃샘추위'보다 '미세먼지'가 왠지 더 익숙해요. 예년 봄보다 강수량이 줄어들고, 건조한 날씨에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퍼지면서 산에 사는 여러 생물을 포함해 인간까지 쫓겨나기도 했죠.

일교차가 커지면서 지표면의 온도가 하늘 부분보다 낮아져 기온이 안정되면서 초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물질이 지표면에 더 오래 머물게 된다고 해요. 기압 흐름의 변화에도 영향을 받고요.

대기에 오염물질이 많을수록 미세먼지가 더 심해지는 것이죠. 미세먼지 예보를 보고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오늘내일보다 조금 더 넓게 멀리 봐야 하지 않을까 해요.


<침묵의 봄> 작가, 레이첼 카슨의 이야기가 떠올라요.

"인간의 힘으로 자연을 통제하고, 바꾸고, 파괴하려는 모든 노력은 필연적으로 자기 자신과의 싸움으로 발전될 수밖에 없고, 인간은 자연과 화해하지 않는 한 절대로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이번 주 회의록에선 벗밭의 '빼기'를 주제로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고민을 담았어요.


우리 함께 해요.


벗밭 드림


/


(건강함)을 더하기 위해 무엇을 빼야 할까?

아래의 파란색 글씨를 눌러 활동지를 다운 받으실 수 있어요!

지난주 벗밭은 ‘지속가능한 먹기’란 무엇인지 한 끼 식사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어요.
지속가능함의 기준은 무엇이며, 지속할 수 있는 먹기 방식은 무엇인지 지금까지 나눈 이야기들을 돌아보기도 했어요.


그러나 한 끼만으로는 ‘지속가능함’을 이야기하기엔 한계가 있었어요. 한 끼 식사 혹은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이 모여 지속가능함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죠. 한 끼 식사만 건강하다고 나의 삶과 환경이 건강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는 것처럼, 작은 선택이 모여 더 큰 변화가 되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건강함’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보완해야 하는 것’을 더 많이 떠올리게 되는 것 같아요. 운동을 더 하고, 영양제를 챙겨 먹고, 균형 잡힌 식단을 위해 다양한 식재료나 요리를 추가하는 것 등이죠. 하지만 무언가를 삶 속에 들인다는 것은 때로 의무감처럼 느껴지거나 더 많은 소비를 하도록 만든다고 느껴졌어요. 어떤 이에게는 더  큰 물질 혹은 비물질적 비용으로 다가오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우선 ‘빼 보는 것은 어떨까?’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변화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돈이 필요하지 않고, 작은 마음과 함께 응원할 이들만 있다면 지속가능한 행동으로도 이어질 수 있죠.


여러분은 ‘지속가능한 건강함’, ‘지속가능한 먹기’를 위해 무엇을 빼고 싶으신가요?
앗,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우리가 무언가를 ‘더하기’ 위해 ‘뺀다’라고 했을 때 그 둘이 이분법적으로 완전히 나뉘는 것 혹은 반대되는 건 아니에요. 합쳤을 때 무조건 0이 된다는 것도 아니에요. 더하기와 빼기, 둘이 함께 있을 때 나오는 효과는 정말 다양한 방식과 방향으로 뻗어갈 수 있죠. 하나를 뺐을 때 생각지 못한 다른 것이 연결될 수도 있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 이때 무언가를 빼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가령, 간식을 한 번 줄인다고 했을 때 하루아침에 간식을 끊는 건 정말 어렵죠. 그래서 벗밭은 벗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어요. 아래의 링크를 눌러 벗밭의 오픈채팅방에 들어오시면, 이번 주의 ‘빼기’를 같이 해볼 수 있어요. 혼자보다는 함께, 그리고 즐거운 방식으로 실천할 때 더 오래 할 수 있다는 것!


이 곳을 눌러  ‘ (          )를 더하기 위해 빼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활동지를 다운 받아 채워보세요. 혼자도 좋고 혹은 다른 이들과 함께 해봐도 좋아요. 결과를 SNS에 올려 벗밭을 태그해 주시면 저희가 함께 응원하러 갈게요!


:: 벗밭이 지금까지 빼 왔던 것


펭귄 "새로운 옷 빼기, 잠자던 옷 깨우기!"


이번 겨울에는 고동색 주름치마를 자주 입었어요. 길이도 길고 소재도 탄탄해서 한겨울에도 자주 손이 가는 옷이었죠. 이따금 제 친구들이 못 보던 치마라며 예쁘다고 칭찬해주었는데요. 그럴 때마다 저는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이렇게 응답했어요. “사실 이건… 우리 할머니 치마야.”


유행은 돌고 돈다는 것. 정말 맞는 말인가봐요. 몇십 년 전의 옷이 지금의 트렌드와 맞아떨어지다니. 그 후론 새로운 옷을 사기 전에 엄마나 할머니의 옷장을 슬쩍 훔쳐보곤 해요. 어쩌면 제가 옷장에서 쿨쿨 잠자고 있던 옷을 깨울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감자  "포장지 빼기!, 장바구니 들고 다니기!"


저는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장을 볼 때가 많아요. 일정이 규칙적이지 않고 다른 지역에 방문하거나 할 땐 사두었던 것을 방치하게 돼서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구매하려고 하죠. 그래서 보통 장을 볼 땐 퇴근길에 문득 생각나면 동네 과일가게와 마트에 들러요. 그럴 때 가방이 여유로우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을 땐 계속 포장지를 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휴대용 장바구니를 접어서 가방에 들고 다니기 시작했어요. 갑자기 장을 보거나, 다른 짐이 늘어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고, 어깨의 짐을 조금 덜어 줄 수 있어 정말 좋아요. 장바구니를 넣을 때 장 볼 것을 잠시 고민한다면 불필요한 지출도 뺄 수 있고요!


파도"육식이 당연하다는 생각! 육식의 당연함 빼기"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은 육식을 하지 않기로 선택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육식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뒤집어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자연스럽게 먹고 있는 것을 정말 필요로 하는 걸까? 혹시 필요 이상을 채우고 있는 건 아닐까? 고민해보는 거죠. 저는 처음 공장식 축산업과 관련된 영상을 보았을 때, 이건 내가 선택해온 밥상이 아니라고 부정했어요. 내가 선택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 내 밥상의 다른 선택지를 고려해보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었어요! 매끼 육식을 해야 밥상이 풍성하다든지, 힘이 난다는 생각이 당연하지 않다고 느껴졌죠. 저는 지나쳐온 당연함을 멈춰서 돌아보고 빼가면서 내 밥상 근처의 안부를 살피는 게 건강해지는 길인 것 같아요.


:: 앞으로 무엇을 빼면 좋을까?


펭귄"생수를 빼고 수돗물로 차 끓이기!"


옷장에서 식탁으로 시선을 옮겨보았어요. 뻐근한 아침을 깨우고 싶은 날에는 찬장에서 차를 꺼내곤 해요. 보통은 플라스틱 병에 든 생수를 전기 포트에 콸콸콸 부어 차를 우려요.


여기서 잠깐.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탄소성적표지에 의하면 페트병에 담긴 물 2L는 238~258gCO₂의 탄소를 발생시킨다고 해요. 반면 수돗물은 원수를 얻어 정수하고, 가정에서 소비하기까지 0.338gCO₂의 탄소를 만들어내고요. 페트병 생수가 수돗물에 비해 704~763배의 탄소를 더 소비하는 셈인거죠.


이제부터 저는 늘 마시던 생수가 아닌 수돗물로 차를 끓여보려고 해요. 맛이 많이 다른지, 만약 다르다면 조금 더 맛있게 수돗물로 차를 우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궁리해볼게요.


감자"밥 먹을 땐 밥'만' 먹기!"


저는 쉐어하우스에서 지내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제 방에서 혼자 식사하는 시간이 월등히 높아졌어요. 퇴근하고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혼자 식사를 차리고 먹을 때 꼭 무언가 화면 혹은 글자나 그림이 적힌 무언가를 봐요. 예를 들면 유튜브라던가...유튜브로 보는 뉴스라던가...그런 영상을 봐요. 유튜브를 줄이기 위해 넷플릭스를 보기도 했고요(뭐가 다른 걸까요). 그러다 보면 식사를 언제 시작하고 끝냈는지 알지 못하고, 식사가 끝나도 콘텐츠는 계속 나와서 앉은 자리에서 계속 다른 간식을 먹기도 했어요. 포만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식사가 너무 늦어지고 공허함이 들 때가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 주에는 '식사할 땐 식사만! 하기'를 도전할 거예요. 다른 매체나 콘텐츠를 보지 않고 식사로만 채워진 시간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짧은 시간이지만 하나의 행위로만 온전히 채운다는 게 지루하거나 어려울 것 같지만 다른 무언가가 더해질지 기대돼요.


파도"커피로 때우는 것 빼기!"


아침에 일어나서 내 몸을 깨우고 싶을 때, 스트레스를 받을 때, 졸릴 때, 밥을 먹고 나서 왠지 허전할 때…. 어느 새부터 만병통치약처럼 커피 한 잔으로 이 모든 순간을 해결하는 저를 발견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 바질 매거진 대표님을 만나 커피를 끊으려고 노력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문득 커피는 내 몸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지, 나를 둘러싼 환경에도 건강한지 의문이 들었어요.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2018년 기준, 성인 1인당 매년 353잔의 커피를 마신다고 해요. (이것도 3년 전 자료이니 2022년 기준이라면 훨씬 더 많이 소비하고 있겠죠?) 요즘에는 내 방에 홈 카페를 마련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고, 캡슐커피나 드립백을 구매해서 일상 사이사이에 커피가 스며들고 있잖아요. 커피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사용 후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커피가 내 앞에 오기까지 얼마나 먼 길을 여행해 오는지 미처 고민해본 적이 없었더라고요. 무의식중에 커피에 많은 것을 의존하고 있었던 건 아닌가, 아차 싶기도 하고요. 내 기분과 몸 상태를 전환하는 다양한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내 뒤에 어떤 발자국을 남기고 있는지 찾아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커피로 뭐든 때우는 습관을 빼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벗밭의 간식실:: 이야기가 있는 식탁

이번 간식실은 조금 특별해요. 이번 주 벗밭은 '지구생활안내서' BASIL(바질) 매거진 발행인이자 윌든 대표인 김승현 벗님을 만나고 왔어요. 작년 <먹거리 지도> 워크숍에 함께 해주셨던 벗밭의 벗이기도 하죠. 온라인으로 서로의 안부를 전하다 드디어 한 자리에서 모였어요. 너무나 기쁘게 반겨 주시고 맞이해주신 덕분에 장장 9시간 넘게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왔답니다. 함께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식탁이었어요.


점심식사 :: 비건 카레와 유자간장샐러드
간식 :: 비건 간식(한살림 찹쌀모나카, 하늘땅감자), 얼린 곶감 2개, 한라봉같기도 하고 귤 같기도 한 유기농 천혜향
저녁식사 :: 비건 오일파스타

소화시키기 :: 쥬노 멸종위기동물카드 게임

 (감자는 타파눌리 오랑우탄에 꽂혔어요.)


이야기가 함께 올라오는 식사는 역시나 귀한 자리인 것 같아요. 물론 이런 시간과 기회가 자주 오는 것은 아니에요. 이런 시간이 잠깐이라도 우리의 일상에 채워지길 소망해요. 멸종위기동물카드를 통해 너무나 소중한 생명의 이름을 새롭게 알게 된 것처럼요. 그리고 그런 순간이 모두에게 주어질 수 있기 위해 벗밭은 앞으로도 움직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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