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여러 가지 메모
<원미동 사람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로 잘 알려진 소설가 양귀자는 소설 [모순] 속 사랑에 관한 세 가지 메모를 통해 사랑이란 무엇인지를 알려 준다. 그리고 사랑에 관한 네 번째 메모를 덧붙였다.
첫 번째 메모 '사랑이란',
비어있는 모든 전화기 앞에서 절대 자유롭지 못한 것.
전화벨이 울리면 그 혹은 그녀일 것 같고, 오래도록 전화벨이 울리지 않으면 고장을 의심하게 만드는 것.
두 번째 메모 '사랑이란',
흘러나오는 모든 유행가의 가사에 시도 때도 없이 매료당하는 것.
특히 슬픈 유행가는 사랑하는 마음에 감동의 무늬를 만들고 연인들은 유행가를 통해 아주 슬픈 이별을 동경한다. 또 유행가는 이별을 꿈꾸는 모든 연인들을 위해 이별을 대신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행가는 사랑을 시작한 사람들에게 대물림되는 우리의 유산이라고 했다.
세 번째 메모 '사랑이란',
발견할 수 있는 모든 거울 앞에서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지 않고 무심히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무엇.
그리고 네 번째 메모 '사랑이란',
보다 나은 나를 보여주고 싶다는 이 욕망을 멈출 수가 없는 것.
사랑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자에게는 스스럼없이 누추한 현실을 보일 수 있지만 사랑 앞에서는 그 일이 쉽지 않다. 그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이름의 자존심이라는 것이다.
나에게 사랑이란,
우리에게 사랑이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 내 삶에서의 사랑이란,
사랑은 평소에 하지 않는 생각을 낳고 평소에 하지 않는 행동을 만드는 마법을 부린다.
사랑은 쉽게 타오르고 쉽게 꺼지지만 단 하나의 사랑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는다.
사랑은 지나고 나서야 그 실체를 알 수 있다.
사랑은 머릿속에서 절대 떠나지 않는 그 무엇이다.
사랑은 결국엔 애증과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사랑이란 슬프지 않아도
사랑이란 눈물이 흐르는 것
가진 모든 걸 줘도 더 주고 싶어
가슴이 아파오는 이름
<사랑이란 - 마이티 마우스(Feat. 김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