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내 의식과 내 마음 사이에는 깊은 골이 있었다. 내 마음은 어떤 때는 봄날의 들판에서 뛰노는 어린 토끼이고, 또 어떤 때는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새가 된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내 마음을 제어하지 못한다. 그렇다, 마음이란 붙잡기 힘들고, 붙잡기 힘든 것이 마음이다. / 나는 더는 망설이지 않았다. 망설임은 없다. 아마도. 나는 눈을 감고 몸속의 힘을 한데 모아, 단숨에 촛불을 불어껐다. 어둠이 내렸다. 무엇보다 깊고, 어디까지나 부드러운 어둠이었다. (754, 76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