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구겨진 청구서로 갈음하는 기록

by 퇴B



올여름의 더위는
신문도 역사서도 일기도 아니고-
청구서가 기록한다.
26만 원어치의 더위.

그 값이 호사였는지
생존이었는지에 대한 변명은
당시의 통장 잔고가 판단한다.


내가 너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는
카드 명세서에 남아 있고,
우리가 얼마나 오래갈 것이라 생각했는지는
할부 개월 수가 증명한다.

자본주의에서 청구서는
역사서고 연서고 회고록이다.

구겨진 청구서들이
내 실패와 생존의 기록으로 남는다.







keyword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