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룰루 랄라 Nov 11. 2022

[책 리뷰] 가재가 노래하는 곳

세상과 단절된 소녀가 되찾은 자유 

델리아 오언스 장편소설

이 책은 요즘 나가고 있는 독서회에서 추천해준 책이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이 책이 없어서 상호 대차를 신청해서 책을 빌릴 수 있었다. 다른 도서관에 있는 책을 내가 사는 동네에서 손쉽게 빌릴 수 있는 상호 대차 서비스! 어떤 책이든 읽고자 한다면 언제든지 읽을 수 있다. 


최근 단편소설과 에세이 등 가독성이 좋은 글들을 주로 읽었다. 습관이란 무서운 것 같다. 오랜만에 만난 459 페이지장편소설 읽기의 시작을 계속 나중으로 미루다 첫 장을 넘겼다. 


책 첫 장부터 4 페이지에 걸쳐 적힌 이 책에 쏟아진 찬사들! 은 이러했다. 


-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이 책을 사랑한다! 그녀의 이야기에는 로맨스, 미스터리, 살인사건, 소녀의 성장 이야기가 모두 버무려져 있다. 나는 이 이야기가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리즈 위더스푼)

- 이 매력적인 미스터리는 바버라 킹솔버의 팬들에게 이상적인 책이다(버슬)

- 강렬하고 독창적이다.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아름다운 이야기. 독자의 머릿속에 카야는 아주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쉘프어웨어니스) 등등


어랏! 읽기 시작만 하면 술술 읽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용기를 내어 책장을 넘겼다. 읽다 보니 내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이 나를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점심으로 오랜만에 옹심이 칼국수를 시켰는데 고새를 못 참고 책이 나를 불렀다. 마치 작가의 필력이 마술을 부린 것처럼. 


 줄거리 

부유했던(아주 잠시) 가족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졌고 사람들이 살지 않는 습지로 거처를 옮긴다. 엄마와 아이들은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습지를 사랑하며 습지에 살고 있는 동물들을 통해 배움을 얻는다. 그러나 아버지의 술주정과 폭력으로 어머니가 집을 떠나고, 언니, 오빠들도 모두 주인공인 카야와 술주정뱅이 아버지만 놔두고 집을 떠나버린다. 집을 떠날 수 없을 만큼 어린 카야 만 남겨진다. 카야는 아버지의 비위를 맞춰가며 살아갔지만, 결국 아버지도 어린 카야를 두고 떠나버린다.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카야는 철저히 혼자가 된다. 습지만이 카야의 친구이자 부모이자 선생님이었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그런 카야에게 글을 가르쳐 주고, 습지에 있는 생물들에 관한 책을 주며 카야를 친구처럼 돌봐주던 테이트와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단절된 사회와의 연결고리라 믿었던 테이트 마저 자신을 버리고 떠나자 카야는 깊은 절망에 빠진다. 그런 카야에게 바람둥이 체이스가 접근했고 체이스는 마시 걸이라고 불리는 카야와 연인 사이로 발전하지만 카야에게는 말도 없이 다른 이와 결혼을 해버린다. 카야는 다시 찾아온 희망이라 생각했던 체이스에게 조차 버림받는다. 


힘든 상황에서도 모든 걸 잊고 테이트의 도움으로 책을 출간하여 작가가 된 카야! 테이트와의 사이도 조금씩 좁혀지며 행복한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던 카야의 삶은 체이스의 죽음으로 송두리째 흔들린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 

- 카야는 체이스를 잃었기 때문에 슬픈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거절로 점철된 삶이 슬펐다

- 외로움을 아는 이가 있다면 달뿐이었다. 


카야의 외로움이 내 가슴을 파고들었다. 우리의 편견이 카야를 더욱더 외롭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색안경을 끼고 대하지는 않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완전히 고립된 고작 여섯 살인 여자 아이의 성장 이야기. 책을 읽으며 카야와 함께 나도 성장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독특하게도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며 글을 썼다. 현재와 과거를 교차해 읽으며 더욱더 현재에 대해 궁금해졌고,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작가는 잊지 않고 마지막 반전도 선물해 줬다. 


이 책은 시간이 많을 때 첫 번째 책장을 넘겨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책 리뷰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