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1
초등학교 3학년 처음 글짓기상을 탔다.
주제가 무엇이었고 하고 싶었던 건지 알 수 없지만 상을 주니깐 나 잘했구나 그냥 그랬지.. 글짓기상을 발단으로 하교 후 학교에 남아 도서관에서 위인전을 읽으며 독서와 기발한 상상을 하는 게 즐거웠고 그 또래 여자 아이들처럼 친한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받고 교환일기를 쓰는 등 무언가를 써 내려가는 걸 좋아했다. 중학생이 되었을 때 좋아했던 선생님께서 "민경이는 꿈이 무엇이니?라고 물었을 때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작가가 되고 싶어요"라고 했었다. 꿈은 유지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어른이 되어서도 매일 무엇을 했는지 기록해두는 걸 좋아해서 다이어리 구매가 나름 나만의 연례행사가 되었다.
MBTI 분석상 나는 "E"의 성향을 나타내지만 사실은 전형적인 "I"였던 나, 학창 시절을 보내며 부끄럽지만 나를 드러내는 연습을 통해 스스로 표현하는 것이 살아가는데 훨씬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의식적으로 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빠르게 전환시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내 주변 친구들은 '네가?'라고 말할 테고 내 오래된 친구들은 '그래 너 그랬었어'라고 이야기하겠지. 나는 고백하건대 어릴 적 초대받은 친구 집에서 식사하는 것이 너무 불편할 정도로 지나치게 소심한 아이였다. 여러 사회생활과 또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통해 스스로 용감하고 씩씩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고 노력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승무원'이라는 직업은 예쁘고 마른 준수한 외모의 소유자의 이미지가 아닌 어떠한 비상 상황이라도 대처할 수 있고 승객들을 책임질 수 있는 든든한 안전요원이어야 한다는 본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뒤로 숨기보다는 의식적으로 때로는 의도적으로 그런 척이라도 했다.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말을 나는 믿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E"성향을 나타내는 외향적인 사람이 되었다. 실은 SNS를 통해 모르는 사람들과 온라인상에서 소통하는 것이 여전히 어색하다. 본계정은 오랫동안 비공개로 지인들과 소통의 수단으로 유지해왔지만 글쓰기용으로 만든 새로운 계정과 브런치 작가 신청은 나름 나 자신의 또 다른 "도전"이다. 시간은 언제나 기다려주지 않으니 지금이 아니면 가질 수 없는 "용기"를 가져 보기로 했다.
팬데믹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는 동안 글쓰기와 독서는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오랜 시간 기다리고 원했던 합격통보를 받은 회사에서는 사실상 취소에 가까운 소식을 전해왔었는데 다행히 여러분의 도움으로 올해 입사를 하게 되었다. 여전히 믿기지 않는 꿈같은 순간의 연속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의지와 동시에 힘든 시간 글로 얻었던 위안과 위로를 나 역시 타인에 되돌려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시작하게 되었다. 잘 될지는 모른다. 그러나 시작이 반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