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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이글 Oct 24. 2022

석사급 연구원과 박사급 연구원의 차이

학위증 하나의 위력이란

요즘 같은 시대에, 연구기관에는 거스를 수 없는 강력한 신분제가 존재한다. 신분제의 근거가 되는 요소는 바로 '학위'이다. 박사학위까지 있으면 박사급 연구원, 석사학위만 있으면 석사급 연구원인데, 이 둘 간에는 넘을 수 없는 3차원의 벽이 있는 정도로 대우에 있어서 간극이 굉장히 크다.


'꼴랑 박사학위 하나 있는 것 가지고'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테지만 연구기관에서는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있는 것이 급여 수준은 물론 직급체계부터 다르게 해주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박사학위가 있는 연구원은 연구책임을 맡을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지며, 석사급 연구원을 통솔할 수 있는 권한도 주어진다.


그럼 반면에 석사학위만 있는 석사급 연구원은? 박사학위를 소지한 연구원을 지원(support)하는 업무 위주로 맡을 수밖에 없다. 실무 담당자로 일할 수는 있지만 결코 '책임자'급으로는 올라갈 수 없다. 연구기관의 속성 자체가 그러하다. 같이 일하는 박사를 잘못 만나면 그 사람이 저지른 실수와 잘못만 뒷수습하는 업무를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석사급 연구원으로 연구기관에서 일하다가 더럽고 치사해서 박사과정에 진학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들을 종종 목격한다. 그들은 더 좋은 연구기관으로 이직하거나, 본인이 석사급 연구원으로 재직했던 기관에 박사급 연구원으로 재입사하기도 한다. 이런 모습을 여러 번 본 나는, 애초에 대학원(석사과정)에 가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연구 분야에 몸담을 거라면, 석사만으로는 본인의 역량을 펼칠 수도 없고, 그 역량을 인정받을 수도 없다. 무조건 박사학위까지 받아야 뭐라도 된다. 연구기관에서 "너 뭐 돼?" 하려면 박사학위가 필수이다. 그러므로 나는 연구기관에 취업할 용의가 있으면서 석사과정에 진학하려는 사람들을 말리고 싶다. 고통스러운 박사과정을 거쳐서 박사학위를 따지 않는 이상 연구기관에서 뭣도 안 되는 취급을 받으면서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석사학위를 가지고 그 학위를 인정받으면서 사기업에서 받을 연봉에 비해, 석사학위'만' 소지하고 연구기관에서 받는 연봉은 턱없이 작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결국 연구기관의 핵심 인력은 박사급 연구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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