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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최서생 Jun 25. 2023

챗GPT, 이 나이에 내가 하리? 당최

사오십 대의 AI 리터러시

챗GPT 써 보셨나요? 써 보셨다면 어떤 것까지 해 보셨어요? 누구는 챗GPT로 코딩도 한다던데, 이거 써 보기는 했는데 제대로 쓰는 것인 지 잘 모르겠고... 괜스레 유행에 뒤처지는 느낌 들지 않으셨어요? 이런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기사 하나가 있었습니다. 머니투데이의 6월 12일 자, "AI... 위력은 알지만, 이용은 어려워"입니다. 이삼십 대의 챗GPT 이용 경험은 38%인 반면 사오십대의 이용 경험은 17%로 'AI 디바이드'가 이미 현실이 되었다는 기사입니다. 키오스크 앞에서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처럼 사오십대가 챗GPT를 멀리하면 같은 모습이 될 수 있답니다. 무시무시하죠? 그런데 말입니다. 진짜로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사용하지 못하면, 기사에서 말하는 것처럼 디지털 격차(디바이드) 보다 무섭다는 AI 디바이드를 겪는 것일까요? 제가 사십 대이다 보니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우리 사오십대는 호환마마, 전쟁보다 무섭다는 불법비디오도 잘 이겨낸 세대인데, 미래사회에서 도태되는 것일까요? 당최.


챗GPT 이용 경험을 조사한 한국언론재단 자료를 살펴봤습니다. 설문 전체 응답자 1,000명 중 60.2%가 챗GPT를 알고 있었습니다. 챗GPT를 사용해 본 비율은 32.8%입니다. 이용해 보지 않은 67.2% 중 27.4%에 해당하는 응답자는 알면서도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성별과 연령 별 이용 경험을 보면, 여성에 비해 남성의 이용 경험 비율이 높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이용 경험이 낮아졌습니다. 신문기사에서는 이 데이터를 인용했습니다. 50대의 유료 사용 비율이 4.4%로 30대의 4.8%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챗GPT를 뭐에 쓸까요? 가장 많은 비율이 '재미나 호기심 충족'입니다. 다음으로 '취미, 관심사, 여가 등과 관련된 정보탐색'인데, 상위 두 항목이 주로 즐기는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흔히 챗GPT 활용 사례에서 주로 언급되는 '업무', 영어공부 도우미와 같은 '학습 및 자기개발'에 활용하는 비중은 50%를 넘지 못했습니다. 챗GPT 이용 경험(해 봤다, 안 해 봤다) 이외에 챗GPT 이용 시간을 사용 용도와 함께 물었다면 좀 더 정확하게 사용자들의 경험을 파악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가령 재미로는 한두 번 해보다가 말았지만 전문적으로는 상시 이용한다거나 하면, 이용 경험이 낮더라도 전문적으로 쓰는 경험이 더 많으니까요. 아마도 유료 이용자는 업무 등 전문적으로 사용할 것이고, 무료 이용자는 재미로 사용할 것입니다. 사용 용도 비중으로 보면 챗GPT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AI 디바이드를 겪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설문조사에서 제가 가장 인상적으로 본 항목이 아래 '챗GPT 이용 시 편향적 답변, 허위정보 답변 접한 경험'입니다. 아직까지 챗GPT의 완성도는 높지 않습니다. 기존 인공지능 시스템에 비해 성능이 뛰어난 것은 맞지만 챗GPT가 만능이 아닙니다. 제가 챗GPT 관련 기사를 대상으로 감성분석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긍정의 단어가 87.8%로써 챗GPT를 찬양하는 기사가 많았습니다. 이제는 챗GPT를 냉정하게 바라봐야 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AI 리터러시가 필요합니다.  


최근 교육분야에서 AI 리터러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합니다. 학자들 나름대로 AI 리터러시를 정의했습니다. 일차적 정의는 'AI의 원리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유미(2021)가 정의한 'AI로 인해 변화하는 문화에 적응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능력'에 공감합니다.   

챗GPT를 사용해 봐야 원리를 알 수 있지만, 사용할 줄 모르더라도 AI가 만든 가짜 정보를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가 맨해튼에서 체포됐다'는 아래 사진은 AI가 만들어내 가짜입니다. 이 사진을 만든 엘리엇 히긴스는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을 이용해 만들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은 실제로 트럼프가 체포된 것으로 알았습니다. 이런 자극적인 사진이 인터넷에 범람할 때 사진의 출처를 파악하고 진위여부를 의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지 못하더라도 유튜브 영상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여 가짜 뉴스를 판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처럼요.   

엘리엇 히긴스 트위터. 연합뉴스 재인용


결론적으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오십대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다루지 못한다고 큰일이 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생활이 불편할 수는 있겠죠. AI를 다루는 기술은 미숙하더라도 우리는 AI로 변화하는 생활에 적응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은 갖춰야겠습니다. AI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자신의 삶을 디자인하는 것은 덤이겠죠. 



[참고문헌] 

과학기술 정책 분석, "ChatGPT 감성분석", https://blog.naver.com/yunjoyful/223050145952

머니투데이, "AI... 위력은 알지만, 이용은 어려워", 2023년 6월 12일, 5면.

이유미(2021), 인공지능 시대의 AI 리터러시, 지능정보윤리 이슈리포트 2(2), 29-34.

이철현(2020), AI 시대 역량 함양을 위한 실과 소프트웨어교육의 방향, 실과교육연구 26(2), 41-64. 

한국언론재단, "챗GPT 이용 경험 및 인식조사", MEDIA ISSUE 9권 3호, 2023년 4월 12일


Long, D., & Magerko, B. (2020). What is AI Literacy?: Competencies and Design Considerations, Proceedings of the 2020 CHI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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