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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창고 Sep 22. 2023

01. 퇴사 첫날은 마음 놓고 쉬어도 될까요?

#무계획 퇴사를 계획형 퇴사로 바꾸는 방법




퇴사 첫날, 마침 9월의 시작이다. 9월 첫째 주 금요일, 7시 30분. 알람 없이도 습관처럼 눈이 떠진다. 원래면 정신없이 출근 준비를 할 테지만, 백수의 아침은 여유롭기만 하다. 그래도 이왕 일찍 일어난 김에 콘푸로스트와 우유로 간단하게 아침을 챙겨 먹는다.




오랜만에 평일의 여유로운 아침을 즐기고 있을 때, 회사로부터 연락이 온다. 후임자의 업무 연락을 몇 차례 받고 나니 괜한 뒤숭숭함이 남았다. 마음 한구석에서 아무 곳에도 소속되지 않았는데 괜찮냐는 작은 속삭임이 들린다. 아직은 첫날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아주 작은 속삭임이다.


그래도 어제 늦게까지 회식하느라 같이 술을 먹은 (구) 직장동료들은 숙취와 싸우며 일하는데, 나는 마음 편히 쉴 수 있다는데 위안을 얻는다.



이제 막 퇴사했는데 하루쯤은 여유로워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다시 침대에 눕는다. 한참을 누워있다 밀린 예능이라도 봐야겠다는 생각에 예능도 보고, 자주 보는 유튜버들의 유튜브도 보고 나니 오전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점심은 크게 의욕이 생기지 않아 간편식 떡국으로 해결한다. 얼추 회식의 숙취가 가신 것 같아 책상 앞에 자리를 잡는다.


계획 없이 퇴사한 백수의 첫날은 대체로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시작한다. 특히, 앞으로 빠듯해질 통장 잔고를 생각하면 돈 계획이 우선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계획된 해외여행이 몇 개인지 세어본다. 엄마 환갑 선물로 계획한 가족여행, 대학교 친구랑 약속한 11월 베트남 여행. 그리고 내년 초, 고등학교 친구들과 가기로 한 동남아 여행. 사실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갑작스러운 퇴사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이미 가족여행과 베트남 여행은 비행기에, 숙박까지 예약이 끝난 상황이고,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의 돈 문제는 잠시 내년으로 미뤄두자.


워낙 여행을 좋아하기에 또 다른 여행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회사를 쉴 때가 아니면 언제 또 놀러 다니겠어하는 생각이 한편에 자리 잡는다. 부산이나 해외로 장기 여행을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꾹꾹 눌러본다.



한동안 밀린 가계부와 비용을 정산하고 보니 아슬아슬한 통장 잔고가 살려 달라고 내게 말한다. 회사 스트레스를 약속이나 여행으로 풀던 게 문제였을까 싶지만, 이미 벌어진 일. 10일에 들어올 8월 급여로 이번 9월을 버텨야겠다고 생각한다.


늘 시급한 통장 잔고지만, 그래도 두, 세 달은 내 건강을 위해 취준 생각 없이 쉬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전에는 퇴사 후 바로 알바와 취준을 병행했지만, 그것도 체력이나 건강이 좋을  때라는 걸 망치고 나서야 알았다. 조급하지 말고, 천천히 생각해 보자, 나를 다독인다.


퇴근하고 돌아온 엄마와 늦은 저녁을 차려먹고, 산책 겸 운동을 나섰다. 평소 평일에는 없을 더없이 여유로운 하루 일상이었다.


key point. 무계획 퇴사를 계획형 퇴사로 바꾸는 방법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바로 지금부터 계획을 세우면 된다. 먼저, 퇴사할 때 가장 우선이 된 것이 무엇인지 확인한다.

건강과 심리적인 문제로 퇴사한 경우, 2~3개월은 취준보다 나에 대한 휴식을 주는 것이 어떨까? 미래에 대한 방향성도 잡아보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이직을 결심했다면 알바와 취준을 병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마음이 불안하면 원하지 않는 회사에 들어가 짧은 시일 내 퇴사를 할 수도 있다. 이력서에 쓸 수 없는 공백만 생기게 되는 것이다.

계획을 세울 때는 어느 정도 취준 기간을 생각해야 한다. 자신이 생각한 기간보다 3개월 이상 더 걸릴 수 있다는  마음먹을 필요가 있다. 처음부터 계획이 완벽할 필요는 없다. 어느 정도 가닥만 잡고, 쉬는 기간 동안 천천히 수정해 나가면 된다. 


조급한 마음은 잠시 미뤄두고 퇴사 이후의 회복과 이직은 장기전이라는 걸 기억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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