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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빛 Sep 16. 2024

프롤로그

말 한마디의 힘

모든 것은 동생의 한 마디로 시작되었다.

“언니를 만나고 싶어 하는 친구가 있어.”



나보다 일곱 살 어린 동생이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과 아무 이유 없이 만나려고 하진 않으니까, 그 친구에게 나름의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어떤 친구인지 물어봤다. 일본을 사랑하여 유학을 꿈꾸는 아이였다. 일본 노래, 애니메이션, 만화, 영화, 드라마를 모두 좋아한다고 했다. 일본에서 취업하고 싶을 정도로 일본에 대한 애정이 강한 아이였다.


그 모습을 보니 어린 시절의 나를 보는 듯했다. 나도 일본 콘텐츠에 빠져 유학까지 갔다 왔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그녀가 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걸어왔던 길을 걷기 시작하려는 그녀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그녀와 만나기로 결심했다. 언제든 시간이 맞춰 만나자고 동생에게 전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내 유학 생활이 어땠는지 들려주고 싶었으니까.


돌이켜보면 두 해 동안 일본 생활은 특별한 기억으로 가득했다. 가능하면 그 경험을 많이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가 한두 시간 만에 끝날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래서 글로 남기기로 했다. 유학 중 겪었던 크고 작은 순간, 일본이라는 나라의 복잡한 매력, 여행으로는 느끼기 어려운 살아봐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을 전해보고자 한다. 나아가 나를 만들어준 순간들을 나누어보려고 한다.


일본이라는 나라에 흥미 있는 모든 이들에게 바친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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