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마쓰#15
짐을 모두 정리하고 체크아웃까지 마쳤다.
이제는 참을 수 없다.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귀국하기 전에 노래방은 무조건 들러야 한다.
마침 숙소 근처에 가성비 노래방 쟝카라가 있었다.
카운터에 아무도 없었다.
알고 보니 패드로 직접 입실하는 무인 시스템이었다.
한국에 금영과 태진이 있듯이 일본 노래방 기기가 두 종류다.
DAM과 JOUSOUND.
보이스 이펙트 기능이 있는 JOUSOUND로 선택했다.
하루 종일 노래를 부르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허락된 시간이 많지 않아 1시간만 부르기로 했다.
1시간에 520엔.
가격도 저렴한데 음료도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다.
한국에서는 구하기 쉽지 않은 멜론 소다로 선택했다.
일본은 멜론 빵이나 멜론 맛 빼빼로처럼
유독 멜론으로 만든 게 많은 듯하다.
일본은 건물 전체가 노래방인 경우가 많다.
210호로 배정되었기 때문에 2층으로 올라갔다.
내부는 아담하다.
한국의 코인노래방보다 조금 넓은 편이다.
벽에 음식 포스터가 잔뜩 붙어있다.
메뉴판도 따로 있다.
일본 노래방은 음식과 음료를 판매하는 게 일반적이다.
노래 부르면서 음식과 음료를 함께 즐기는 편이다.
한국은 준코와 같은 특수 노래방을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음식물 반입 금지다.
한국 노래방은 노래를 부른다는 목적에 충실한 편이다.
반면 일본은 공간의 용도가 노래방일 뿐 방을 대여하는 개념이 강하다.
노래 부르기도 짧은 시간이기 때문에 먹거리는 패스했다.
노래방 곡 예약도 패드로 한다.
방구석에 패드가 보통 1~2개 정도 준비되어 있다.
한국도 최근 일부 노래방에서는 화면을 터치해서 예약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리모컨으로 눌러서 예약하는 편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주로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에게는
리모컨보다 패드가 더 편한 것 같다.
일본에서 노래를 부르다 보면 답답할 수도 있다.
간주점프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성급한 사람은 기절초풍할 노릇이다.
빨리 감기 기능은 있는데 크게 도움이 되진 않는다.
일본은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감상하는 게 일반적이다.
빠르게 다음 소절을 부르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았다.
채점 시스템을 켜고 좋아하는 아티스트 뮤비도 보면서
열창하다 보니까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전화기가 울렸다.
일본은 5~10분 정도 시간이 남았을 때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추가로 연장할지 여부는 패드로 전송할 수 있었다.
1시간만 하려고 했는데 너무 재밌어서 30분 더 연장해버리고 말았다.
서비스 시간은 아쉽게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10분이라도 초과되면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한국인으로서 정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일본은 원리원칙을 중요시하는 것뿐이다.
정산도 무인으로 했다.
아쉬운 마음이었지만 이젠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