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마쓰#16
거리를 걷다 보니 이자카야 입간판이 눈에 띄었다.
알코올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떠오르는 문구다.
그들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구겠지.
[레몬사워 무한리필 60분 500엔]
일본에서 레몬사워가 가격도 저렴하고 건강한 이미지로
일본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모양이다.
술집에 가면 항상 일단 맥주 하나 시키고 시작했던 예전과 다른 모습이다.
일본에 무한리필 형태의 음식점이 많다.
음료 무제한은 ‘노미호다이(飲み放題)’
음식 무제한은 ‘타베호다이(食べ放題)’라고 부른다.
음식 무한리필 식당은 ‘바이킹(バイキング)’이라는 명칭으로 널리 사용된다.
음식점을 보며 음식과 음료 생각을 하다 보니까 갑자기 배가 고파졌다.
복숭아 맛 곤약 젤리를 하나 까서 허기짐을 넘겼다.
여행 이틀차까지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했다.
식도락 여행하는 사람과는 다니기 어렵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둘째 날 목표한 것들을 다 완수하고 나서야
이제는 먹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드코트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치킨난반으로 결정했다.
튀김과 타르타르의 소스의 궁합을 맛보고 싶었다.
메뉴가 나오자마자 젓가락이 쉴 틈 없었다.
가라아게와 다르게 치킨난반은 새콤달콤한 난반소스를 입혀서 나오는 메뉴다.
그런데 치킨에 소스가 과도하게 머금어버려 바삭하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마쳤을 무렵 이미 거의 모든 치킨은 뱃속으로 들어가 있었다.
다행히 솥밥은 생각한 대로였다.
안 그래도 맛있는 일본 쌀을 솥에 넣어 먹으니까 배로 맛있었다.
귀국 직전 두 번째로 제대로 된 식사를 했다.
명물인 우동은 먹고 가야지.
가마아게 우동을 주문했다.
우동과 우동을 끓인 물이 같이 나오는 메뉴였다.
잘 알고 있는 우동 맛이었다.
더 쫀득하지도 특별한 맛이 있지도 않았다.
아무래도 너무 기대를 많이 했나 보다.
호텔에 맡겨 놓은 짐을 찾고 공항으로 갔다.
귀국 길에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기에 3시간 전 공항에 도착했다.
다행히 아무 문제 없이 수속을 밟았다.
자리에 앉아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간의 일정을 되돌아봤다.
일주일처럼 보낸 삼 일이었다.
이보다 더 알찬 여행일 수 없었다.
이제 집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