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여행 가는 길 동반 책으로 고른 건 김민철 작가의 무정형의 삶이었다.
파리에 대한 사랑이 넘쳐 퇴사 후 파리로 간 그녀의 이야기를 넘기며 생각했다.
다른 나라는 전혀 고려하지도 않고
일본을 여행지로 꼽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여행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여행을 끝낸 지금 완전하진 않지만 조금은 알 것 같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더 이상 내게 특별하게 다가오진 않는다.
자주 간 탓에 모든 것이 낯설지 않은 걸 넘어 익숙하다.
그럼에도 앞으로의 일본이 궁금하다.
아직 발이 닫지 않은 곳은 직접 확인하고 싶다.
이미 알던 동네도 조금씩 바뀔 테니 다시 방문하고 싶다.
일본어도 마찬가지다.
일본 곳곳에 펼쳐진 언어를 구석구석 살펴보는 행위가 무엇보다 흥미롭다.
무언가를 더 알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사랑이라면
나는 아직 일본을, 일본어를 애정하고 있는 거겠지.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마음의 일부가 일본에 있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 고향은 일본이라고 말하고 다닌다.
고향을 나와도 사는데 지장은 없다.
그러나 채워지지 않는 마음에 허전한 틈이 존재하고
그걸 메우기 위해 자꾸만 일본으로 여행을 가는 것 같다.
어떠한 일본 콘텐츠도 접하지 않는 요즘이었기에 애정이 식은 줄 알았다.
예전만큼 뜨겁게 사랑하지 않는다고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다.
안정기에 접어들어 지금까지와 다른 느낌을 주었던 것뿐이다.
우리는 오래된 부부처럼 미지근한 따듯함으로 마음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Q. 일본을 여행지로 고른 이유는?
A1. 일본과 일본어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안정기에 접어들었던 것이다. 아직 일본과 일본어가 궁금하고 더 알고 싶다.
A2. 일본은 마음의 고향이다. 고향을 떠나도 살아갈 수 있지만 마음속 한켠에 허전함은 존재한다. 이를 채우기 위해서 일본 여행을 주기적으로 간다.
답은 적절한 시기에 저절로 찾아오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