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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Sa Mar 18. 2023

양 모양 스콘

어릴 때 한 번은 꿈꾼 책에 나오는 음식 만들기.

새벽 4시. 아직 이른 아침에 등불이 켜졌다.

동화 속 이야기에 등장하는 양 모양 스콘을 만들 시간이다.

이야기 속에 주인공도 이른 아침에 이 양 모양 스콘을 굽는다. 나도 따라서 아침 일찍 일어나 스콘을 구워보기로 했다.


양 모양 스콘이 무엇인지 우선 설명하자면 이 책에 등장하는 디저트 중 하나다.


일본 코데마리 루이 작가가 쓴 [과자책의 여행] 책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쓰인 동화책이다. 아주 좋은 책이지만 아쉽게도 한국어 번역본은 없다.


이 책을 펼치면 한 에피소드 끝 부분에 이렇게 레시피가 쓰여 있는 걸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스콘 이름이 [싱글벙글이 들어간 양구름 스콘]이라고 쓰여 있지만 나는 양 모양 스콘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 책은 각 에피소드에 디저트 하나가 나오는데 그것이 등장인물들의 삶을 더 좋고 밝게 해 주고 그들이 만든 디저트가 터닝 포인트 역할을 해준다.


이국에서 우울하게 집에만 있던 주인공이 [과자의 책]을 발견하고 그중에 있는 하나를 만들었더니 그 뒤로 일이 풀렸다는 내용이다.


아주 간단하게 설명했지만 실제 내용은 더 부드럽고 달콤하다.


성인이 되었으니 이 책을 찾아 펼치는 날은 적어졌지만 내 최애 책 중 하나다. 그리고 어린 시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상상하던 과자들을 실제로 만들어 맛보는 날이 왔다.


더 이상 상상 속으로만의 디저트 말고 직접 시식해 보려고 한다.


먼저 레시피에 있는 데로 스콘의 반죽을 만들었다.

그다음 동글동글한 모양의 원형틀을 써서 스콘 모양을 만들고 그 뒤에 이 책 특유의 고유성을 발휘하기 위해 준비해 둔 호두를 양 모양 스콘이 되도록 꾸며 봤다.

책에서는 이 호두가 그 양의 뿌리 부분이 된다고 한다.

서로 마주 보고, 하지만 뽀뽀하지 않게 간격을 주고

온도 200도로 약 20분 구웠다. 가 아니라 우리 집 에어프라이어기는 바로 구워지니까 10분으로 줄이고 구웠다.


5분이 훌쩍 넘었을 때 맛있는 향기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내 입가에 미소가 지니자 이것이 왜 [싱글벙글이 들어간 양구름 스콘]이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았다.

10분 경과하고 열어보니 뭉개 뭉개 아주 귀여운 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너무 귀여워서 잠시 구경하다가 어느 정도 열이 식을 때쯤에 접시에 옮겼다.


양 모양으로 잘 구워진 스콘이 완성됐다.


먹는 게 아까울 정도로 귀여웠지만 이미 시간은 아침 6시여서 아침밥으로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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