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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바다에 맡기다

San Clemente state beach(California,USA)

by 이사벨라



여는 문단

어제 아침, 산 클레멘테 주립 해변을 찾았습니다.

파도소리와 바다냄새가 깊이 스며들어,

그곳에서 하루 종일 머무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은 멈춘 듯 흘렀고,

바다는 제 마음을 다 품어 주었습니다.



하루를 바다에 맡기다


파도는 쉼 없이

새벽의 모래를 두드리고,

짙은 소금 내음은

숨결마다 가득 번졌다.


아침의 바다는

빛과 바람을 건네며

내 마음 깊은 곳까지

맑게 씻어 주었다.


모래 위에 서 있는 물새 한마리,

고요히 세상을 바라보며

내 하루의 침묵과 쉼을

대신 지켜 주었다.


나는 그 자리에 앉아

하루를 온전히 맡기며,

밀려왔다가 사라지는 물결 속에서

시간마저 잊어버렸다.


해는 기울고,

파도 소리는 같은 노래.

그 노래가 나를 붙잡아

끝내 하루 종일 머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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