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열어 주신 계절의 첫 숨결
9월의 새벽은 선선한 공기를 머금고 다가옵니다.
여름의 열기가 물러나고, 보이지 않는 손길이
하늘과 바람을 새롭게 빚어내는 듯합니다.
이 계절의 전환 속에서, 저는 하나님의 시간표를
조용히 묵상하게 됩니다.
몇 년 전에 들렸던 땅끝마을, 전라남도 해남에 위치한
미황사의 뒷길
새벽의 바람이
이마를 스치는 기도로 다가오고,
밤을 지켜 주신 은혜가
숨결 속에 고요히 머문다.
잎새마다 물드는 색은
세월의 노래,
나는 그 변화 속에서
다시금 새로워지길 기도한다.
길 위에 내려앉은 낙엽은
덧없는 시간의 흔적,
그러나 주의 말씀은
빛을 잃지 않는 등불로 남는다.
가을의 문턱에 선 나는
조용히 고백한다.
선선한 공기 속에 스며든
주님의 사랑은 변함없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