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두려움이었다.
누구나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나 또한 그랬다. 나에게는 책임에 대한 중압감이 두려움으로 바뀌었던 것 같다. 나의 아이라는 존재. 그건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너무나도 고귀한 생명체. 그 생명체를 책임지기 위해 그 아이를 키우기 위해 너무 많은 희생과 노력 그리고 돈도 필요하니까.
아이에대한 관심도 없었고, 막연하게 큰 두려움으로 생각의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그냥 딩크가 편하다고 생각했었다.
내가 겁을 내었던 이유 중 하나는 엄마였다. 나의 아이에게 엄마처럼 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아이는 엄마의 희생으로 자란다는 말이 있다. 나도 엄마의 크나큰 사랑과 희생으로 자라났다. 내가 보기에 엄마는 엄마자신보다는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아내라는 역할에 더 충실하셨던 것 같다. 나에게 엄마의 표본은 엄마고 다른 표본은 없었기 때문에, 엄마는 모두 그렇게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이건 생각할 필요도 없이 나는 못한다. 나는 그렇게 할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모든 걸 희생할 자신도 나 자신을 잃기도 싫었다. 엄마가 나에게 항상 말했듯이, 나는 너무 내 생각만 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니까.
아이를 갖기로 마음을 먹고 나는 엄마처럼 할 수 없다는 생각을 베이스로 가져가기로 했다. 누구든 완벽한 엄마는 없고 나 또한 너무나 부족하지만, 나 자신을 지키면서 엄마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에필로그
나의 두려움이 있건 말건
너는 12주 만에 이렇게 사람의 형상을 한 젤리곰이 되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