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씩 과거를 회상하며,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수백번씩 한다. 만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지금 의식을 가지고 돌아간다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아니고, 그 때의 밝음으로 돌아가고 싶단 것이다. 그 때도 힘들었다면 힘들었겠지만 적어도, 생각이 박히지 않았다. 아무리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자꾸만 그렇게 생각이 되는 것. 일단 한 번 생각의 꼬리가 트는 순간 순식간에 집어삼켜져 우울 속에 파고들곤 한다. 그 꼬리는 정말 아무렇지 않게 일상에 뒤덮혀 있다. 아무리 멘탈을 갈고 닦으려 노력해도,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이따금씩 번화가를 지날 때면 은은하게 퍼져오는 고기냄새 같달까. 정신차리고 보면 바닥을 찍은 자신을 볼 수 있다. 지금 회상해보면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 했었다.
그 뒤로 난 약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약자들은 보호해야만 한다는 신념이 생겼다. 아무렇지 않았던 내가 순식간에 약자가 된 건 예상하지 못했다. 그 암흑은 누구나, 언제나, 어디에서든지 순식간에 삼켜질 수 있다. 조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그럴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모두 약자를 위하는 것이 디폴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 모두 똑같고, 내가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주인공 같듯이 모두가 그렇다. 누구나 이 사실을 알지만, 바쁘고 정신 없는 내 길만 보고 가다보면, 이따금 자주 잊는 것이기도 하다. 글을 적다보니, 자신에게 하는 말이 되곤 한다. 조금은 내려놓고 뒤를 돌아볼 여유를 가지라고. 여유를 가지며 잠시 내 인생에서 벗어나 거시적으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