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 미안하지만 내 멋대로 살게요
이 글은 퇴사한 후
감성충만할 때 쓴 글입니다
(오글거림 주의)
어수룩한 이 길을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감성적이게 된다
밤하늘의 별 한두 개
그리고 지나가는 차소리
지나가는 사람들의 대화소리
그리고 내 발걸음소리
이 길도 생각해 보니
원래 지나가려던 길은 아니었다
목적지에 가던 중
공사하던 길목에 막혀 돌아가던 길.
‘인생도 그런 게 아닐까?’
목적지에서 장애물을 만났을 때
다시 돌아가는 길에서
문득 예쁜 별을 보고 웃는 것.
지나가는 차소리와
사람들 대화소리,
밤공기의 기분 좋은 스침이
원래 내가 이곳으로 가야 했던 것처럼
마냥 반기는 것.
나는 이 길이 좋다.
1년 동안 취직-퇴사-이직-번아웃
일련의 과정을 겪어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니
이제는 이런 생각이 든다.
‘누구나 아쉬움을 품고 사는구나’
아쉬울 게 없어 보이는 사람들마저
다 똑같구나,
다 아쉬움이 있구나.
나는 어쩌면 이런 말을 해주는
어른이 필요했던 걸지도 모른다.
나는,
20대의 나는 아직 미생인데
앞으로 나아가기도 전에 뒤를 돌아보았다.
누구나 가슴 한편에 아쉬움을 간직하는 것,
그것이 지난날들을 보며 후회와 자책하기보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를 존중하는
예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