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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바꿔보자룰루
Jul 12. 2023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드디어 퇴사를 한다. 애정있고 오래 오래 다니고 싶었던 회사였는데 아쉽게도 퇴사를 준비하고 있다. (여러가지 일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손발이 착착 맞는 사람들이 모두 퇴사하는 영향이 좀 크긴 하다)
아무튼 내 인생의 두번째 퇴사를 맞이 하는데, 어떻게 해야 좋은 퇴사로 남을지 고민이다. 처음에 퇴사할 때는 정말 조~용~히 퇴사했다. 퇴사한다고 돌아다니면서 인사도 안하고 저 퇴사해요 메시지를 남기는 것도 아니고 팀 내에 퇴사 일정만 공유하고 조용히 사라졌다. 팀원들은 내가 퇴사 하는 날에 재택 또는 휴가여서 정말 아무도 없었다. (출근했던 다른 팀 사람들이 와서 오히려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해줌...)
그 때는 내가 뭐라고 퇴사한다고 인사를 하는 게 맞나 싶어서 그냥 조용히 가야겠다 싶었는데, 도리어 지금 생각해보면 친했던 사람들한테 인사도 좀 하고 퇴사해서 아쉬운 마음도 남겨보고 마지막 가는 길에 배웅도 받아보고 그럴 껄 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첫번째 회사, 두번째 회사 모두 애정있는 회사다 보니 퇴사를 마음 먹은 지금도 아쉽다. 아쉬운 마음이 크다. (그럼 안 나가면 되지 않냐고 하겠지만 나갈 이유가 더 크다)
암튼 퇴사를 다들 어떻게 하나 검색도 해보면서 넷플릭스의 부검 메일이라는 걸 봤다. 진짜 퇴사하는 이유를 감추지 말고, 회사를 떠나는 이유, 회사에서 배운 것, 회사에서 실망한 것, 앞으로의 계획을 적어서 동료들에게 메일로 남기는 문화라는데, 이런 걸 남기는 게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음.. 친한 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떠나긴 해야겠다. 하하 아마 내가 나가는 날에는 나랑 친한 분도 모두 나간 상태일 것 같다. 내가 그나마 젤 나중에 나가는 듯?
아, 퇴사를 결정하고 면담까지 진행한 게 지난 주 였는데 이번 주 월요일에 대표님이 팀들을 다 불러서 앞으로의 계획들을 얘기해주셨다. 회사의 조직은 어떻게 운영할 거고 앞으로 일들은 어떻게 진행하면 되는지! 그리고 곧 퇴사 예정인 분들에게 손을 들라고 했다. 당황스러워서 손을 안 들었더니 콕 찝어서 손 들어보라고 해서 엄청 또 당황스러웠다. 팀원들에게 말도 안했고 다들 그런 분위기도 아니기도 해서 말 안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팀 사람들도 놀라했고 의외라고 했다. 나도 내가 퇴사를 할 줄이야 아직까지 퇴사 예정인 사람이라고 묶어서 얘기할 때마다 조금은 쑥쓰럽다(?) 암튼 이번 회사는 어떻게 퇴사하면 좋을지 남은 날 동안 고민할 것 같다.
관종도 아니고 퇴사하는 거 갖고 고민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정말 좋아하는 회사였다. 퇴사 메일을 쓰던 마지막 인사를 하던 모두에게 인사하고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