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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서울이라는 암덩어리

인서울이 한국을 망가트린다 #1

by 미니맥스 Sep 24. 2023

인서울

인서울. 서울시내에 있는 종합대학을 의미한다. 그러나 대입을 앞둔 수험생에게는 스카이와 함께 입시의 기준이 되는 절대어이다. 서울에 있는 국립대학 25개. 그중 상위 15개 대학을 향한 사투가 고3들의 목표점이다. 스카이가 절대적인 입시의 기준점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인서울이라는 단어가 스카이를 넘어서는 핵심이 되었다. 


 학부모들은 인서울의 의미를 자녀가 고등학교 1학년 중간고사를 보기 전까지는 알지 못한다. 서울에 있는 수많은 대학 중에 하나 가는 게 뭐 어렵겠어, 당연히 우리 애는 적당한 대학에 최소한 진학하겠지. 인서울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지도 않지만 인서울쯤이야라는 환상을 갖는다. 그러다 1학년 중간고사 내신 등급이 나오면 현실에 직면한다. 내신 3등급...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그러나 그런 내신으로는 인서울 대학은 불가능하다. 특히 상위 15개 대학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내신 3등급이면 상위 23%다. 100명 정원이면 23등이다. 그러나 인서울 못 간다. 2등급이면 상위 11%다. 전교 11등이다. 인서울? 간당간당이다. 상위 4% 1등급과 2등급 언저리 어디에 있어야 인서울이 가능하다. 일반고에서 전교권에 들어야 겨우 갈 수 있는 곳이 인서울이다. 인서울을 우습게 보면 큰코다친다. 아니 자녀대학입시에 실패한다. 인서울은 위대하고 높은 성벽임을 알고 시작해야 한다. 가벼운 단어가 아니다. 보통의 학부모에게 인서울은 스카이만큼이나 높은 기준이다. 스카이는 바라지도 않는다, 인서울만이라도 합격하기를.......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 정도는 아시죠?

 인서울 하면 아래와 같은 티어를 내포한다. 스카이 서성한 중경외시로 시작하는 레벨이다. 대학 순위를 피라미드로 줄세운다거나, 이런 학벌주의는 타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당신은 아직 학부모 입장이 되어본 적이 없다. 아래 순위표는 대입학부모에게는 절대적인 존재다. 그리고 하나의 티어를 높이기 위해 우리 아이들은 3년을 고스란이 바치고 있다. 보통의 학부모라면 존중하고 인정해야만 하는 절대적 서열표다.우리 아이는 이중 어느 선에 걸쳐있을까?  


서연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한서 성균관 한양대 서강

중경외시 중앙대 경희대 외대 시립대

건동홍숙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숙명여대

국숭세단 국민대 숭실대 세종대 단국대

광명상가 광운대 명지대 상명대 가톨릭대

서삼한 서경대 삼육대 한성대

 


메디컬 의치약한수  

 의대 집중 때문에 나라의 미래가 없다고 한다. 과장이라고 생각한다. 의대 치대 약대 한약대 수의대 집중은 학업과 그 결과로 따르는 직업적 보상을 고려하면 당연한 귀결이다. 그리고 좋은 인재들이 의대를 포함한 메디컬에 많이 가는 것이 나쁜 일도 아니다. 인류의 바람이 점점 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고, 바이오에 대한 수요는 노령화와 함께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의사가 부족한 상황이라 오히려 의대 정원을 5-10배 늘리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면 오히려 의대 집중, 메디컬 집중은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보상수입이 1/10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로스쿨에서 우리는 그 선례를 보았다. 로스쿨로 변호사 숫자가 늘면서 100만 원도 못 버는 개업 변호사가 수두룩 하지만 여전히 문과의 종점은 로스쿨이다. 

 지방 의대가 서울대 컴공보다 커트라인이 높다. 의대라면 지방이라도 가겠다는 선호다. 의대는 어찌 보면 인서울 카르텔을 깬다는 측면에서 인서울을 치료하는 하나의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메디컬 집중보다 인서울 집중이 더 큰 문제라고 본다면 메디컬 집중은 엄청난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인서울이 더 크고 무서운 암이다. 

 

지거국의 몰락 

 인서울의 번성은 정확히 지거국의 몰락을 의미한다. 지방 거점 국립대학. 1990년대에 경북대는 경북의 서울대로 불렸다. 전국 순위를 따지자면 서성한 티어에 들어갔다. 부산대도 그랬다. 그러나 지금은 인서울 돌고 지거국이다. 지거국의 몰락과 인서울의 번성은 지방의 몰락과 서울 집중을 가속화하고 있다. 결국 지방대학은 통폐합의 과정을 거치고 있고, 지방은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며 지방 소멸로 이어지고 있다. 



지방소멸

 지거국의 의미는 크다. 지역의 경제적, 산업적, 상업적 핵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도시는 거점이 있어야 발전한다. 그 발전의 코어인 거점이 지방에서는 대학중심으로 이뤄진다. 대학 앞이 가장 큰 상권이고, 대학연구소가 지역 산업의 근거지가 되고, 졸업생들이 지역 인력이 된다. 그런데 지방 거점 대학이 무너지고 있다. 그 말은 곧 지역이 무너지고 있다는 말과 같다. 인서울 대학 하나의 번성이 지방 지역 하나를 통째로 무너뜨리는 셈이다. 


인구감소

 한국이 갖는 가장 큰 문제 인구 감소는 서울 지방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그러나 서울과 경기는 지방에서 이주하는 인구로 인해 인구가 그렇게 크게 감소하지 않는다. 블랙홀처럼 지역 인구를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아동인구를 보아도 경기도는 감소폭이 매우 적다. 그러나 전라남북도 경상남북도는 아동인구 감소가 50% 수준에 육박할 정도다. 지금도 감소하고 있지만 20년 후에는 지금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인서울이 지방 파괴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서울집중, 강남집중 똘똘한 한채, 8 학군집중 

 인서울은 서울 집중이다. 교육은 모든 것을 움직인다. 아이들이 유치원에 가기 전에는 어느 곳에 살아도 무방하다. 그러나 아이가 초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아니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 학부모들의 공통된 기준은 학교가 된다. 아니 학원이 된다. 특히 중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백프로다. 학원 가기 좋은 곳이 살기 좋은 곳이고 그곳으로 이사를 가야 한다. 아니면 학원 통학을 시켜야 한다. 강북에 살면 상계동으로, 중간지역이면 목동으로, 남쪽이면 대치동이다. 아니면 동네학원이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알고 있다. 대치동의 학원 시스템이 월등히 우월하다는 것을. 메디컬에 입학하는 대다수의 학생이 대치동의 시대인재 출신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대치동에 목을 매게 된다. 이것은 비난할 일이 아니라 학부모가 되면 자연스럽다. 대치동에 자가를 구할 수 없으면 전세나 월세라도 대치동, 8 학군으로 가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되고 그마저도 안되면 1시간씩 학원 통학을 하게 된다. 그마저도 아니면 주말에만 대치동으로 가거나, 압구정이나 목동에 있는 대치동 분원 학원을 가보지만 역시 일타강사는 대치동에 가야 만날 수 있다. 

 스카이 인서울을 가려면 대치동이고 8 학군이다. 학원 때문이다. 그래서 강남의 똘똘한 집 한 채 신화는 깨지기 어렵다. 현재도 어렵고 앞으로도 어렵다. 이런 멍청한 명제를 아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까지는, 아마도 중학교에 진학하기 전까지는 실감하지 못한다. 그러나 대입 자녀가 있으면 백 프로 공감하게 될 것이다. 결국 대치동 신화, 8 학군 신화, 강남 불패 신화는 인서울, 스카이, 메디컬이 만들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중 가장 독하고 피라미드의 상위에 있으며 소수는 스카이와 메디컬이다. 그러나 높은 비중을 이루는 가장 많은 분포는 인서울이라는 바람 또는 공포다. 내 자녀가 인서울도 못 간다면이라는 공포. 그것이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의 핵심 지지대다. 


인서울은 한국을 망가트린다

인서울은 한국을 망가트리고 있다. 암덩어리다. 가장 투자 효율이 높은 것이 교육이다. 그러나 대입이라는 산업구조는 투자효율이 가장 낮은 산업이다. 어차피 정해진 입시 정원에 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이기 때문이다. 국가 전체로 보면 부가가치는 없다. 그럼에도 수백조를 매년 한국은 쏟아붓고 있다. 일 연구에서는 연간 100조가 넘는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 예산의 15%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 비용지불이 인서울이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소비된다. 인서울의 번성은 서울 집중이고, 서울집중은 서울의 높은 집값, 서울의 높은 생활비용이다. 높은 집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젊은 세대의 결혼포기, 자녀포기는 다시 인구감소를 가져온다. 인서울이라는 암은 매우 가벼운 단어로 그리고 매우 당연한 단어로 우리에게 다가오지만 서울이라는 괴물을 키우고 한국이라는 나라를 망가트리는 암이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파국의 끝은 가깝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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